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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독백92

요즘 그리스 시어머니를 보며 기분이 좋지 않았던 진짜 이유 참 이상했습니다. 왜 시어머님께서는 가족 모임으로 다같이 외식을 할 때마다 늘 음식이 그렇게 마음에 안 드시는지요. 종류를 막론하고 아무리 맛있다는 식당에 가도 늘 뭔가 혼자 꼬투리를 잡으며 맛이 없다고 투덜거리셨는데, 또 음식은 남김없이 다 드시는 것을 보면 정말 맛이 없는 것 같지는 않아서 도무지 어머님의 심리를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이왕 드시는 거 기분 좋게 드시면 될 것을 꼭 그렇게 투덜거릴 필요가 있을까 싶었고, 저희 부부가 무슨 날이라서 식사를 대접할 때에도 그렇게 꼭 음식 트집을 잡으셔서 속상하기까지 했습니다. 몇 주 전 동수 씨 생일 때 이틀 연속 가족끼리 외식을 했었습니다. 역시나 이 때도 맛있는 식당에서 이렇게 불평을 하셨던 어머님의 모습을 보며, 속으로 심하게 언짢아진 제 기분의 정체.. 2014. 7. 3.
그리스 가족 지인들의 엉뚱한 말말말 ⊙ 군대 간 사람과 다녀온 사람 위 사진의 사촌 스타브로스는 지난 5월 군대에 갔습니다. 훈련이 힘들고 시간이 너무 안 가는 것 같다는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그런 이야길 얼마전 제대한 '바실리끼의 아빠'에게 인사치례로 건넸습니다. "저는 그리스 군대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역시 군대는 어디나 힘든가봐요. 남편 사촌이 얼마전 군대를 갔는데 정말 쉽지 않다고 하네요." 그러자 바실리끼 아빠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래도 그 친구는 스무 살이잖아요. 저는 서른 다섯 살에 군대를 갔더니 정말 스무살 애들 체력을 따라가기가 어려웠어요. 역시 군대는 일찍 다녀오는 게 최고인 것 같아요.암튼 제대하니까 정말 좋네요.세상이 다 아름다워요!!" ⊙ 동수 씨의 엉뚱한 발상 * 상황1 요즘 몸이 많이 피곤했는지 자주 코피.. 2014. 6. 23.
내 그리스인 친구와 나 사이에 남은 시간 제겐 10명 정도의 친한 마리아들이 있습니다. 그 중 가장 첫 번째로 친구가 되었던 마리아는 동수 씨 친구 스테르고스의 형수로 그리스에 이민 오기 몇 년 전부터 알던 사이입니다. 170cm가 넘는 큰 키에 마른 체구, 검고 긴 곱슬머리에 갸름한 얼굴... 첫 눈에도 그녀는 몹시 아름답고 분위기 있는 사람이라고 여겨졌습니다. 스테르고스의 형 베리안드로스는 그녀가 모델 생활을 하던 20대 때 아테네에서 그녀를 처음 만났다고 합니다. 첫눈에 반해 그녀를 몇 년간 쫓아다녔고, 오랜 구애 끝에 결국 결혼에 성공했습니다. 그녀가 질기게 쫓아다녔던 그를 오랜 시간 거절했던 이유는 그녀의 파란만장했던 이전의 삶 때문이었습니다. 그녀가 아주 어릴 때 그녀의 부모님은 몇 되지도 않는 자녀들을 다 키우기가 힘들다며 무작정 .. 2014. 6. 16.
오합지졸 마리아나 합창단의 발표회 "엄마! 합창단을 꼭 하고 싶어요! 부탁이에요!" 음악선생님이 작년 연말 학교에 새롭게 부임해 오셨고, 의욕 넘치며 어딘가 예술가 같은 느낌이 물씬 풍기는 다소스Τασος 선생님은 학교 합창단을 새롭게 만들어야 겠다고 3,4,5,6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학급마다 다니시며 목소리 오디션을 보셨습니다. 얼떨결에 오디션을 봤다가 합창단 참가 권유를 받게 된 마리아나는 합창단을 하고 싶다며 저를 졸랐지만, 합창단 연습 시간이 방과 후이고 연습 요일이 영어학원 시간과 조금 겹쳐서 저는 좀 회의적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마리아나. 네가 합창단을 하면 내가 널 데려다 주고 데리고 오고 얼마나 바빠지는지 알아? 알잖아. 여긴 법이 그래서 네가 어딜 가나 엄마가 함께 다녀야 한다는 거. 게다가 합창단을 하게 되면 영어.. 2014. 6.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