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인들이 완전 사랑하는
현대 기아 자동차
첫 그리스 여행에서 만났던 데스피나 아줌마는 우리나라에서 당시에도 찾아보기 어려웠던 샛초록색의 현대 차 구형 엑센트
를 타고 다니셨습니다. 그 차를 얼마나 오랫동안 몰았던지 라디오까지 고장 나 있었지만, 데스피나 아줌마는 개의치 않고
출퇴근길을 오래된 엑센트와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그게 제가 유럽에서 본 첫 번째 한국 차였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리스에 이민을 와보니, 저희 시어머니가 되신 데스피나 아줌마의 차는 검정색 현대 i20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현대 i20(Hyundai i20)은 2008년 현대자동차가 선보인 서브 컴팩트 카이며, 해외에서는 기존의 클릭을 대체했다. 그렇지만 정작 대한민국에서는 갈수록 소형차의 판매량이 떨어지고, 애초부터 유럽 시장을 타겟으로 개발되었으며, 해외에서 생산되어 국내로 들여오는 것에 대해 떨어지는 가격 경쟁력과 노조의 반대 등으로 판매되지 않는다. 유럽에서의 현대자동차의 새로운 네이밍 방식을 적용한 i20은 영감(inspiring), 기술(intelligence), 혁신(innovation)의 첫 글자인 i, 유럽에서 B 세그먼트를 나타내는 숫자 20을 결합하여 결정된 차명이다. 출처- 위키백과 |
현대i20는 한국에서 시판되는 i30보다 배기량이 조금 작은 차로, 좁은 도로 사정으로 소형 차를 선호하는 유럽에서는
쉽게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마티즈나 모닝 급인 현대i10도 인기가 있습니다. 현대 차 팬인 저희 시누이 역시 얼마 전
차를 바꾸면서 현대 i10을 구입했습니다.
저희 시어머님은 현대 차를 무척 자랑스러워 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한국에서 파는 가격에 비해 그리스에서 한국차를
사려면 세금이 더해져서 현대나 기아 차라고 해서 아주 싼 자동차 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현대 차 i30를 살 돈이라면, 그리스에서는 배기량이 적은 i20 밖에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매니저 씨의 오스트리아의 사촌들 역시 한국인인 저와 아무 상관 없이 현대 차 와 기아 차를 타고 있습니다. 독일과 가까워
독일 차들이 즐비한 오스트리아 이지만, 젊은 그들에게 실용적이고 내구성 좋은 차인 현대 기아 차들은 오스트리아인들에게
도 인기라고 설명해 주더라구요.
개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유럽의 길거리에서는 정말 다양한 종류의 자동차를 구경할 수 있는데요.
내구성이 좋은 현대 기아 자동차는 중고 시장에서도 상당히 인기가 좋습니다.
러시아 자동차나 이탈리아, 프랑스 저가형 자동차에 비해 한국 자동차는 중고 시장에서는 훨씬 더 인기가 있는 것입니다.
저희 이웃들만 돌아보아도, 현대 기아의 소형 중고차를 타는 집은 주변 열 가구 중, 네 가구나 됩니다.
이런 유럽의 중고차 이용 문화는, 자동차 역시 체면의 일부라고 여기며 유행 지난 차를 타는 것에 대해 조금은 부끄럽게
생각할 수 있는 우리나라 정서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라 저는 처음에 상당히 놀랐었습니다.
현재 그리스에서는 현대 중고차 중 가장 흔하게 찾아 볼 수 있는 것은 단연 신형 아토즈와 신형 엑센트입니다. (한국에서는 단종된 이후에도 유럽에서는 계속 출시가 되었습니다.)
기아 자동차 중에는 피칸토(PICANTO)라는 이름으로 출시되는 한국의 모닝이 가장 인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과거 대우가 만들었던 구형 마티즈도 여전히 서민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아마 언젠가의 마티즈 광고 이탈리아 편을 기억하실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다음은 제가 어제 오전 한 두 시간 동안 여기 저기 외근 중에 찍었던 그리스 길거리의 현대 기아 자동차 사진들입니다.
단지 오전 한 두 시간 사이에 잠깐 짬을 내서 찍은 것인데도 이렇게 많은 차를 찍을 수 있었을 만큼, 그리스에서는 현대 기아
자동차는 인기 자동차인 것입니다.
또한 유럽에서는 벤츠나 BMW라 하더라도 소형의 배기량이 작은 모델을 흔하게 타기 때문에,(우리나라보다 유럽 내에서는 세금이 적어 더 싸게 구입할 수 있겠지요?) 아주 고급형 모델의 차들이 아닌 다음에야 벤츠나 BMW에 대해서 그다지 감흥 없이 쳐다보는 것 또한 한국과 다른 문화입니다.
제가 이렇게 그리스와 주변 유럽 국가들의 현대 기아 자동차 현황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매니저 씨 직업 때문인데요.
처음으로 소개하는 그의 직업은 "락(Lock) 마스터"라는 기술직 마스터입니다.
유럽의 락 마스터(Lock Master) 란? 자동차의 자동 잠금 키 이모빌라이저를 프로그램하거나 고치는 일부터, 은행의 메인 금고를 고치거나, (접대 문화에 대한 포스팅 기억하시지요? 거래처 유로뱅크 이야기요.) 저택의 비밀금고를 고치거나 금고 잠금 장치를 교체하는 일을 하는 기술직 마스터입니다. 매년 유럽 전역의 락 마스터 세미나가 열리고, 아테네에서 그리스 전국 락 마스터 세미나도 열리고 있는데, 이 세미나에는 독일의 벤츠 BMW 아우디 등 대형 자동차 회사들이 신차를 개발했을 때, 신차의 이모빌라이저 프로그래밍에 대한 설명회를 하기도 합니다. 또한 세미나에서는 새로나온 금고에 대한 기술 설명회를 열기도 합니다. 매니저 씨도 해마다 이런 세미나에 참석을 하고 있습니다.유럽에서 이런 직업이 각광받을 수 있는 이유는, 전자키에 대한 안전성을 의심하는 유럽인들이 여전히 열쇠 키와 열쇠 금고를 선호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이런 기술직 마스터의 기본 임금이 우리나라에 비해 최소 3배에서 20배까지 높기 때문입니다. (비밀 금고를 열 때 발생되는 기상 천외한 에피소드들은 다음 기회에 소개할게요.) |
그런 그의 직업 때문에, 저희 가게에는 하루에도 수 십대의 이모빌라이저 프로그램에 문제가 생긴 차들이 들어옵니다.
당연히 다양한 차들을 볼 수 있는데, 한국차인 현대 기아 자동차를 끌고 오는 유럽인들도 있습니다.
보통 이모빌라이저를 새롭게 프로그램 하거나, 열쇠를 아예 잃어버려서 메인 장치를 교체해야 하는 경우, 자동차 앞 문과
운전석 아랫부분을 뜯어야 하는데, 재미있는 것은 현대 기아 차를 끌고 오는 고객들 중에는 그리스인인 매니저 씨가 과연
한국 차를 잘 알고 있을까에 대해 궁금해 하는 유럽인들도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 시아버님께서는 그런 깐깐한 고객들(주로 영국인이나 독일인 등)이 고칠 수 있냐고 물어오는 질문에 또 엉뚱한
농담을 늘어놓곤 하시지요.
"물론이지요! 오죽하면 제 아들이 한국인과 결혼 했겠습니까?
바로 한국 차를 고치는 기술을 전수 받기 위해서지요."
아버님...그...그걸 농담이라고....하시는 거에요...--;
그러면 그 깐깐한 고객들은 저를 한번 쳐다보고 매니저 씨를 한번 쳐다보면서 긴가민가하는 표정을 짓습니다.
매니저 씨는 "농담입니다. 잘 고칠 수 있으니 염려 마세요." 라고 곧 말을 합니다.
한국 여자랑 결혼해서가 아니라(--;) 매니저 씨가 한국 차를 잘 고쳐줄 수 있는 이유는, 로도스의 현대 기아 자동차 정비 공장
으로 들어오는 차들의 이모빌라이저 프로그램밍 역시 저희 가게가 단독으로 계약하여 일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공장
에서 야예 차량 부품을 뜯어서 가게로 들고 옵니다. 그럼 저희는 고쳐서 내보내는 것이지요.
게다가 저희 가게는 로도스 내의 보유량 1,000대 정도인 대형 중고차 매장과도 단독으로 계약하여 거래하고 있는데요,
중고 고급차의 경우 만약을 대비해 이모빌라이저를 새 것으로 교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기적으로 중고차 매장 직원이
차량 부품을 뜯어서 가게로 갖고 오거나, 차를 직접 갖고 오는 것이지요.
또한 그리스는 여름이면 관광객들이 렌터카를 많이 빌리는데, 이런 렌터카 회사들 역시 여름 시즌을 앞두고 차량을 정비하러
저희 가게를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저 역시 렌터카 회사들을 방문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이 렌터카들이 주로 유럽인들이
탈 자동차라는 것을 감안하고 봤을 때, 유럽인들이 편하고 실용적으로 생각하는 자동차의 종류를 알 수 있는데, 가장 많은 자
동차 브랜드는 일본의 도요타, 니산, 스즈씨 차와 한국의 현대, 기아 차 입니다.
그럼 저는 왜 일본 차인 스즈끼를 타고 다니냐구요?
이것이 제 그리스 식구들의 공통된 질문이었는데요. 왜 그 좋은 현대 차를 두고 일본 차를 타냐고요.
그것은 현대 매니아인 저희 아버지께서 포니1을 시작으로 삼십년 넘게 현대 차만 타셨고,(저 역시 그 차에 내내 탑승 했었으
니까요) 저 역시 한국에서 운전 생활 십이 년 동안 현대 기아 대우 차를 번갈아 탔었던지라, 현대 차가 싫어서가 아니라
좀 새로운 차를 타보고 싶어서였답니다. 그러나 여전히 가끔 어머님의 현대 차를 몰 일이 생기고, 외국까지 와서 현대 자동차
정비 공장을 드나드는 저를 보면 현대 차와 저는 뗼레야 뗄 수 없는 관계인가 봅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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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 제가 남편 자랑을 한 것 같은 뉘앙스가 있었다면 너그러이 용서해주시길 바랍니다.
자랑할 게 별로 없는 사람이라, 잘 하는 것에 대해서 제가 크게 감동하는 탓에 그렇게 들리셨을 수도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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