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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독백

누군가는 아직도

by 꿋꿋한올리브나무 2023. 11. 8.

안녕하세요? 꿋꿋한올리브나무입니다.

그 사이 티스토리 포멧도 많이 바뀌어서 로그인을 하고 여기까지 인증에 인증을 거듭했네요. 드디어 깜빡이는 커서를 열심히 오른쪽으로 밀어내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매일 지나다니는 해안도로/건너편 보이는 땅은 튀르키에(터키)입니다.

 

몇 년이 지났을까요?

어제, 오늘 이곳을 방문한 분들의 숫자를 보며 깜짝 놀랐습니다. 

누군가는 아직도 이곳을 방문해서 글을 보고 계시는구나. 

누군가는 아직도 답글을 써주시는구나. 

놀랍고 감사한 일입니다. 

 

그간의 일들

 

세월만큼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가장 최근 있었던 일은 마리아나가 만 18세가 되었고 어려움이 컸던 코로나 기간에 사춘기를 보내고 폭풍이 몰아치던 고3을 끝으로 지난 달 대학생이 되어 독립을 해 살게 된 일입니다. 이과였던 마리아나는 약학과에 입학해 다른 도시에서 혼자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밥을 해 먹고 치우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하네요.ㅎㅎ

 

작은 아이도 초등학교 2학년에 되었네요. 언니의 부재로 어려움을 겪는 중이지만 곧 나아지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작은 아이가 발달이 늦어서 치료실을 쫓아다니며 맘 고생을 많이 했었는데요. 지금은 하나님의 은혜로 학교 생활을 그럭저럭 적응해 해나가게 되었습니다. 

 

저는 2016년 쯤부터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이 밀려들기 시작하며 제 교사로서의 실력의 부족함을 느껴 외국어로서 한국어교육학과에 편입해 졸업을 하며 한국어교원 자격을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한참 치료실을 다닐 때의 일이라 어떻게 공부를 했는지 어떻게 시험을 봐서 졸업을 했는지 어떻게 실습을 했는지 내 능력 밖의 일을 했구나 지금도 생각합니다. 

 

이렇게 공부가 지겨워서 그만했었으면 좋았을 것을 현재 또 다른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이 수업 중에 자신의 어려움을 토로하거나 울며 자신의 문제를 털어놓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이런 부분에 전문적인 도움을 주고 싶다는 것이 발단이 되어 공부를 또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상담심리학 석사 3학기째이고요. 실습인 인턴십을 이번 학기에 하고 있어서 과제와 시험의 뫼비우스 띠에서 허우적거리는 중입니다. ㅎㅎ  특히 지난 달에는 마리아나가 다른 곳에서 대학 입학 시험을 보고 다른 도시에 집을 구하고 이사를 하는 과정에서도 매번 다른 호텔에 머물며 과제와 시험과 줌 수업을 이어가야 했는데 무슨 큰 영화를 보겠다고 이렇게까지 어렵게 공부를 하고 있나 싶다가도 또 새로운 상담기법이나 새로운 상담이론을 배우게 될 땐 내담자에게 줄 수 있는 도움을 생각하며 기쁘기도 한 양가적 감정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이들도 어느 정도 자라고 공부도 조금은 끝을 보이고 있어서 이제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에 글을 쓰러 앉았습니다. 

 

그간의 세월의 이야기를 이 짧은 지면에 다 풀어낼 수도 없고 다 밝힐 수도 없겠지만 그래도 가끔은 이렇게 쓰고 싶은 이야기를 쓸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습니다. 

 

아, 저희 남편이요?

수염을 엄청나게 기르고(그것도 하얀 수염이 더 많아졌는데) 머리는 빡빡 깎기 시작해서 그 괴기함이 배를 타고 뿔피리를 불며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누비는 옛 바이킹의 모습과 같아졌습니다. 왜 그런 스타일을 고수하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본인이 좋다는데 어쩔 수 있나요? 최근 열심히 헬스장을 다니더니 헬스장 친구 둘과 함께 마리아나의 있지도 않은 미래의 남자친구를 음하하하 골탕먹여줄 생각을 하며 여전히 잘 살고 있답니다. 

 

그럼 또 뵈어요.

(마무리 인사는 짧게. 그래야 또 만나러 오고 싶을 테니까요)

 

꿋꿋한올리브나무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