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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그리스 문화

이민 갔던 그리스인들이 역이민하는 단순한 이유들

by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 5. 16.

이민 갔던 그리스인들이 역이민하는

단순한 이유들

 

 

 

 

 

 

 

전세계에는 현재 그리스 거주 인구만큼이나 많은 그리스 이민자들이 각 나라별로 분포되어 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민을 갔거나 유학을 갔다가, 다시 회귀본능을 느끼듯 역이민하는 그리스인들도 상당

수에 달하는데요.

그들이 '왜 그리스로 다시 돌아올 수 밖에 없었는지' 피력하는 이유가 한결같이 비슷해서 그것을 소개합니다.

 

 

1. 해가 모자란 곳에서 살 수가 없어요.

 

그리스가 일조량이 많은 나라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이곳에서 나고 자란 그리스인들은 으레 햇볕은

이렇게 늘 풍족한 것이라고 여기며 살아갑니다. 그러다 그리스를 떠나 살게 되면 대부분의 국가에서 살면서,

"어? 왜 햇볕이 부족하지?"라며 우울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스의 여름 해변에서 눈이 부셔하는 친구                                         작년 여름 아이스크림을 먹는 동네 아이들,

                                                                                                           (전혀 편집하지 않은 그리스 강한 햇볕 그대로의 사진입니다.)

 

그리스에서 비행거리 스무 시간이 넘는 호주에 그리스인 이민자가 많은 이유도 호주가 바로 이런 충분한 햇볕 부분

을 충족시켜 주는 나라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리스인들의 호주 이민 이유는 이 외에도 존재하는데요. 다음에 그리스와

호주 관계에 대한 글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실제로 그리스에 몇 년간 살아왔던 저 역시 작년 미국 동부를 방문하면서, 이전 미국 방문 때 단 한번도 느끼지 못

했던 "어? 왜 일조량이 부족하지?" 를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2. 바다가 없는 곳에서는 살 수가 없어요.

 

그리스는 국토가 길고 섬이 많아 바다에 노출이 많이 된 나라라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었는데요.

그런 관계로 보통의 그리스인들이라면 아주 내륙에 사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바다를 쉽게 볼 수 있고, 여름이면

지중해와 에게해 바다에서 일주일에도 몇 번씩 수영을 하는 것이 일상인 경우가 많습니다.

심지어 아테네 등의 도시의 직장인들도 잠시 짬을 내 수영을 하며 더위를 식히고 다시 회사로 복귀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리스인들에게 바다는 휴가나 사치의 의미 이전에일상의 한 부분인 것입니다.

 

 

3. 유머가 없는 사람들과는 살 수가 없어요.

 

그리스인들은 지나치게 경직된 문화를 갖고 있는 나라에 가서 사는 것을 몹시 어렵다고 느낍니다.

그리스인들은 OECD 국가 중 3위로 1일 평균 노동시간을 갖고 있을 만큼 상당히 열심히 일을 하지만, 열심히 일을

한다고 해서 웃지 않고 일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경직된 문화를 갖고 있는 나라에서 직장생활을 할 경우, 근무시간에 웃는 것 또한 문제를 삼으며 일을 하지

않고 있다고 타박을 듣는 경우도 있는데요.

그리스인들은 그런 생활을 상당히 견디기 어려워합니다.

 

 

                                                                                                어느 파티 전에 도날드덕 넥타이 하나로 즐거워하시는 시부모님

 

보편적으로 부드럽고 편안한 국민성을 갖고 있는 캐나다에 많은 그리스인 이민자가 살고 있는 것도 이런 그리스인

들의 성향과 맞는 국가이기 때문이라고 여겨집니다.

(물론 역시 그리스인의 캐나다 이민에는 다른 이유도 존재합니다.)

그리스인 거주 이민자가 적은 나라들을 살펴보면, 대개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경직된 문화를 갖고 있는

나라들임을 알 수 있습니다.  

 

 

 

4. 가족이 없는 곳에서는 살 수가 없어요.

 

보통 이민 갔던 그리스인들이 다시 귀국하는 경우를 보면, 대개 혼자 유학 길에 올랐다거나 핵가족 단위로 이민

생활을 했던 경우가 많은데요.

제 주변에도 독일인과 결혼한 그리스인 남성이 처음엔 아내의 직장 때문에 독일에 삼 년간 살다가 결국 그리스로

다시 역이민 온 경우 등, 여러 예를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그리스인들은 가족, 가문, 친척들의 모임이 많고 그 모임을 통해 먹고 춤추고 대화하며 삶의 즐거움과

휴식을 얻다 보니, 이런 가족이 없는 타지에서의 삶은 그들이 살아왔던 삶과 많이 다르기 때문에 그리스인들을

상당히 지치고 우울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 에 실린 한 그리스 가족사진

참 끝도 안 보이게 많이 모였네요^^

 

 

만약 가문의 상당 수가 함께 이민 생활을 하고 있는 경우에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이런 경우 위에 나열한 대략의 환경만 받쳐 준다면, 얼마든지 이민생활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먹는 것의 대가들답게 그리스인들은 타국으로 이민해, 식당을 운영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WTF " Where's the food 음식은 어디 있나요?"의 약어로 여겨진다면,

당신이 그리스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의역한 것입니다^^)

 

 

역이민 이유들을 살펴보니 참 그리스인들답다는 생각이 드시지요?

그리스인들의 이런 역이민 이유들이 참 단순하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한국에 살다가 재 귀국한 매니저 씨를 살펴

볼 때 분명 위에 나열한 이유 때문에 역이민한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리스 경제 위기로 부모님을 돕기 위해 역이민 했습

니다.)  한국에서 살 때보다 그리스에서 살고 있는 지금, 그가 훨씬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도록 만든 것은

바로 위에 나열한 네 가지 이유가 틀림 없다는 생각이 든답니다.

 

내일은 미루어 두었던 "피자헛을 몰아낸 그리스의 피쩨리아"에 대한 글로 찾아 뵙겠습니다.

 

여러분, 좋은 하루 되세요!

좋은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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