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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고양이19

"잠시만요! 아스프로 좀 보고 가실게요~!"^^ 몇 주 전, 그리스에 돌아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일입니다. 아스프로는 개그콘서트의 뿜 엔터테인먼트의 "잠시만요!" 코디 언니처럼 저를 불러 세웠습니다! "미옹~ 이오오옹~ 미옹~~~ 미오오오옹!!!" ("잠시만요! 아스프로 좀 보고 가실게요~~~~") 좀 소심하지만 차도남인 그가 이렇게 잔소리를 해대며 시니컬하게 불러 세우니, 저는 몹시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답니다. 몇 주를 떠나있었던 제가 원망스러웠나 봅니다. 한국으로 떠나기 전 큰 수컷 고양이가 나타나며 동네를 흔들어 놨을 때, 두려움과 저에게 삐친 감정을 동시에 갖고 저희 집 지붕에 오르지도, 부엌 방충망을 타고 올라가지도 않았던 그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몇 주 만에 그리스로 돌아오니, 마치 "내가 좀 그랬다고 그렇게 사라져버리냐? 너무 한 것 .. 2013. 8. 28.
한류팬 그리스인 아줌마에게 최고의 한국 선물 한국을 방문 하는 동안, 저는 그리스인 가족들과 친척, 친구들의 선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한국에 가기 전에 시어머님은 제 부모님께 드리라며 많은 선물을 챙겨 주셨고, 친구와 친척들은 떠나기 전에 만나자고 해서 특별히 잘 다녀오라며 환송을 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그간 그리스에서 보낸 시간이 헛된 게 아니었음을 느끼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생판 모르는 사람 천지였던 타국에서 산 몇 년 사이에, 제가 고국을 방문한다고 저를 챙겨 주는 사람들이 생긴 것입니다. 사실 저는 사뭇 감동하기 까지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저를 가장 감동 시킨 사람이 있었는데요. 바로 제가 한국어를 가르치는 디미트라의 어머니인 '이로Ηρώ' 아주머니였습니다. 현대 그리스에서는 많이 사용하지 않는 고대 그리스에.. 2013. 8. 4.
이제 저희 집에 고양이들이 모이질 않습니다... 그것을 제가 자초한 일이지만 슬픕니다. 텅 빈 지붕을 아침에 확인할 때마다 섭섭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왜 저희 집에 고양이들이 모이질 않게 되었냐고요? 제가 사료를 줄 때, 몇 주 전부터 일부러 세 집 건너 다른 캣맘 집 앞에 주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아침 저녁 어차피 그 집에서도 밥이 나오겠다 그 집 앞에만 상주하게 된 것이지요. 그럼 저는 왜 멀리 들판도 아니고 저희 집 앞도 아닌 그 캣맘 집 앞에 밥을 주게 되었을까요... 다름이 아니라 제가 몇 주간 한국에 다녀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이 글을 보고 계실 때, 저는 비행기 안에 있을 것 같습니다~) 녀석들이 제가 없는 지붕에 옹기 종기 모여 부엌 뒷문만 뚫어져라 쳐다보며 있으면 안 되겠단 생각이 든 것이지요. 그래서 몇 .. 2013. 7. 11.
새끼고양이 회색이, 성격 나빠진 이유가 있었네요! 밥을 주러 갔습니다. 힘이 넘쳐서 밥 그릇 물고 달아나는 그리스 야생 고양이들에게는 어쩔 수 없이 바닥에 이렇게 사료를 뿌려줍니다. 캔이나 국물있는 것을 줄 때는 쿠킹호일 위에 뿌려 주고 나중에 수거해서 버리곤 하지요. 골고루 먹이려면 방법이 없어서요~ 못난이과 그녀의 새끼 회색이(그냥 회색이라고 부르고 있어요^^)는 밥 먹으러 다가오네요. 그런데? 회색이가 밥에 입을 대려고 하는 순간? 이기적인 엄마 못난이는 회색이의 얼굴을 후려칩니다. 참...이 아이에게만은 안 그럴 거라고 생각했는데..역시 너는 못났구나... 그리고 떡 하니 혼자 밥을 먹습니다. 옆에 고고하게 누워있던 아스프로 형아가 한마디 하네요. "야? 신입이~ 다른 고양이들 먹는데 와서 같이 먹어. 너는 맨날 그렇게 당하고도 또 그러냐?" 그.. 2013. 7.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