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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그리스 고양이18

새 친구 미옹이, 너에게 큰 임무를 맡기마. 그리스 고양이들, 제가 한국에 갔던 사이 마르고 초췌했던 모습에서 이제는 제법 건강하게 회복되었습니다. 언제나 세트처럼 움직이는 포르토갈리와 아스프로는 저희 집에 들어와 밥을 요구하는 당당함도 잊지 않는군요. 언제나 종횡무진, 못 오르는 곳이 없는 상남자 아스프로 뒤를 조용히 따라다니는 인내심있는 성격의 포르토갈리입니다. 회색이는 엄마 못난이의 방치에도 불구하고 강한 녀석으로 자라나서 이제는 제법 친형아 디디미와 어울려 놀 만큼 청소년 냥이로 자랐습니다. 둘이 형제가 아니랄까 봐, 엄마 못난이와는 별로 닮지도 않은 녀석들이 1년이란 시간 차를 두고 태어났는데도 참 누가 봐도 형제 같아 보입니다. (남매일지도요? 회색이는 워낙 까칠해서 제대로 엉덩이를 들여다볼 기회를 주질 않네요--;) 지난 주였습니다. .. 2013. 9. 26.
"잠시만요! 아스프로 좀 보고 가실게요~!"^^ 몇 주 전, 그리스에 돌아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일입니다. 아스프로는 개그콘서트의 뿜 엔터테인먼트의 "잠시만요!" 코디 언니처럼 저를 불러 세웠습니다! "미옹~ 이오오옹~ 미옹~~~ 미오오오옹!!!" ("잠시만요! 아스프로 좀 보고 가실게요~~~~") 좀 소심하지만 차도남인 그가 이렇게 잔소리를 해대며 시니컬하게 불러 세우니, 저는 몹시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답니다. 몇 주를 떠나있었던 제가 원망스러웠나 봅니다. 한국으로 떠나기 전 큰 수컷 고양이가 나타나며 동네를 흔들어 놨을 때, 두려움과 저에게 삐친 감정을 동시에 갖고 저희 집 지붕에 오르지도, 부엌 방충망을 타고 올라가지도 않았던 그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몇 주 만에 그리스로 돌아오니, 마치 "내가 좀 그랬다고 그렇게 사라져버리냐? 너무 한 것 .. 2013. 8. 28.
이제 저희 집에 고양이들이 모이질 않습니다... 그것을 제가 자초한 일이지만 슬픕니다. 텅 빈 지붕을 아침에 확인할 때마다 섭섭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왜 저희 집에 고양이들이 모이질 않게 되었냐고요? 제가 사료를 줄 때, 몇 주 전부터 일부러 세 집 건너 다른 캣맘 집 앞에 주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아침 저녁 어차피 그 집에서도 밥이 나오겠다 그 집 앞에만 상주하게 된 것이지요. 그럼 저는 왜 멀리 들판도 아니고 저희 집 앞도 아닌 그 캣맘 집 앞에 밥을 주게 되었을까요... 다름이 아니라 제가 몇 주간 한국에 다녀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이 글을 보고 계실 때, 저는 비행기 안에 있을 것 같습니다~) 녀석들이 제가 없는 지붕에 옹기 종기 모여 부엌 뒷문만 뚫어져라 쳐다보며 있으면 안 되겠단 생각이 든 것이지요. 그래서 몇 .. 2013. 7. 11.
새끼고양이 회색이, 성격 나빠진 이유가 있었네요! 밥을 주러 갔습니다. 힘이 넘쳐서 밥 그릇 물고 달아나는 그리스 야생 고양이들에게는 어쩔 수 없이 바닥에 이렇게 사료를 뿌려줍니다. 캔이나 국물있는 것을 줄 때는 쿠킹호일 위에 뿌려 주고 나중에 수거해서 버리곤 하지요. 골고루 먹이려면 방법이 없어서요~ 못난이과 그녀의 새끼 회색이(그냥 회색이라고 부르고 있어요^^)는 밥 먹으러 다가오네요. 그런데? 회색이가 밥에 입을 대려고 하는 순간? 이기적인 엄마 못난이는 회색이의 얼굴을 후려칩니다. 참...이 아이에게만은 안 그럴 거라고 생각했는데..역시 너는 못났구나... 그리고 떡 하니 혼자 밥을 먹습니다. 옆에 고고하게 누워있던 아스프로 형아가 한마디 하네요. "야? 신입이~ 다른 고양이들 먹는데 와서 같이 먹어. 너는 맨날 그렇게 당하고도 또 그러냐?" 그.. 2013. 7.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