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 커플이 서로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말들
오늘은 제 동생 이야기 부터 꺼내볼까 합니다.
현재 미국에 십이 년 째 살고 있는 큰 동생은 재미교표 2세 제부와 결혼했습니다.
한국에 잠깐 연수 차 나왔던 제부에게, 제부의 할아버님께서 평소 교회에서 참한 아가씨라고 눈여겨 보셨던 제 동생을 소개시키신 것입니다. 평소 동생은 혼자 사시는 호호백발의 할아버님이 운전을 못하시는 게 안타까워서, 자주 집에 모셔다 드렸었다고 합니다.
둘은 연애 3개월만에 전격 결혼하기로 결정했고, 제부의 이백여명의 대 가족이 당시 삼십 년 넘게 근거지로 살고 있는 미국으로 돌아가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동생은 결혼식 이틀만에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어려운 외국 생활에도 두 아이들을 키우며, 자기 일도 하면서 지금껏 잘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동생이 미국 생활을 하는 동안 한번씩 제게 전화를 해서 부부싸움 레퍼토리를 풀 때가 있는데,
제부는 한국인이긴 하지만,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평생 살았고,
제 동생은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성인이 될 때까지 살았기에
서로 국제결혼 커플과 비슷한 대화가 오고가게 되는 것입니다.
원래 부부싸움을 하다보면 감정이 겪해져 '어떻게 저런 말들을 하지?' 싶은 말들을 듣게 되기도 하고,
'아차, 이 말을 입밖에 뱉지 말았어야 했는데...' 라고 찰나의 실수로 하지 말았어야 할 말을 뱉어버리고
후회가게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제 동생을 비롯하여, 저희 가정, 그리고 주변 국제결혼 커플의 가정들의 부부싸움 때 주고 받는
말들을 살펴볼 때, 아..정말 이 말들 만은 아무리 화가나도, 혹은 농담으로라도 뱉어서는 안되는 말들이라고
깨닫게 되는 그런 말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홧김에든, 농담이든 <국제결혼 커플이 서로에게 절대로 하지 말아야할 말들>을 한번 추려보았습니다.
하나. "너네 나라로 돌아가."
국제결혼을 하지 않은 분들의 입장에서는 설마 저런 말을 내뱉을까 뜨악 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저런 말이 나오게 된 상황을 일단 살펴봐야합니다.
물론 저런 말을 내뱉는 것은 상당히 비성숙한 태도이긴 합니다만, 상대편 배우자가 저런 말을 듣기 전에, 대개
이민 온 국가(남편,아내의 나라)에 대한 불평이나 본인이 적응하지 못하는 어려운 점들에대해 지나치게 푸념하고,
남편(아내)의 나라에 대해 먼저 비방하기 시작했을 때 듣고 있던 상대방이 감정이 나빠져 저런 말까지 내뱉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이들은 결혼 해서 남편의 나라에 살고 있는 국제결혼 커플입니다.
아내 : 오늘 정말 힘들었어. 여기는 왜 이런 것도 안되는 거야? 우리나라 같았으면 벌써 해결할 수 있었을 일을 이 나라는 뭐가 이렇게 잘 안되는거야? 일처리 한번 하려면 너무 힙들어!! 남편 : 당신이 오늘 힘들었다는 건 이해하는데, 그렇다고 우리나라에 대해 나쁘게 얘기하는 건 좀 듣기 싫다. 아내 : 그래. 그건 미안하지만, 사실인 걸 어떻게 해. 내가 당신 하나 보고 홀홀단신 낯선 여기서 고생하는 거 몰라? 정말 하루에도 몇번씩 우리나라로 돌아가고 싶을 때가 많다구. 당신이 싫은 건 아니지만, 여긴 뭐 하나 제대로 편하게 할 수 있는 게 없어. 남편 : (홧김에) 그렇게 살기 힘들면, 당신 나라로 돌아가든가!!! 아내 : 내말은 그게 아니잖아.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 그럼 나랑 헤어지자는 거야? 남편 : 그게 아니라. 당신이 그렇게 우리나라가 싫다고 말하니까 그렇지.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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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비성숙한 대화처럼 보이지만 국제결혼 커플의 부부싸움에서는 흔하게 있을 수 있는 대화입니다.
둘. "너네 나라는 왜 그래?"
위의 사례에서도 언급한 대로, 상대방의 나라를 먼저 비방하면서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까지 나오게 되는 것인데요.
이것은 비단 그 나라에 대해 특별한 불평이 없더라도, 서로의 나라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문화의 차이를 발견
했을 때 흔하게 실수 할 수 있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국제 뉴스를 보고 있는 커플의 이야기입니다.
아내 : 어머 한국은 개고기를 먹는거야? 남편 : 아니, 뭐 모든 사람들이 먹는건 아니고, 식용이 있고 애완용 개가 따로있어. 아내 : 그래도 그렇지 야만스럽게 어떻게 개를 먹어? 한국은? 남편 : 야만스럽다고? 너, 내가 개 먹는 거 봤어? 나는 아니라고. 그리고 그건 오래된 문화일 뿐이야. 너네 나라 사람들도 이상한 거 많이 먹으면서 왜 그렇게 말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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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너네 나라 남자(여자)를 만나지 그랬어?"
아...정말 이 말은 유치하기 짝이 없는 것 같지만, 국제결혼 커플사이에서 역시 위에 나열한 상대의 나라 간의
비방이나 불평을 하다보면, 참다 못한 상대가 이런 유치한 발언을 하게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혹은 반 농담으로 상대방의 반응을 떠보려고 ("그래도 자기 밖에 없지 무슨 소리야." 등)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듣는 상대방은 썩 기분 좋은 농담이 아니란 걸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남편 : 오늘 많이 바빴어? 집안 일을 못했네. 아내 : 당신이 좀 도와주든지 했어야지. 나는 아기도 있는데. 당신 나라 사람들은 전반적으로 잘 안 도와주는 편인 것 같아. 남편 : 우리나라 남자라고 다 그런건 아니야. 나도 아기 옷도 갈아 입혀 주고 도와주잖아. 아내 : 어휴. 그래도 우리 아버지는 엄마를 더 많이 도와줬다고. 남편 : 그렇게 생각하면 당신 나라 남자랑 결혼하지 왜 나랑 결혼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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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 밖에도 일반 부부싸움에서 하지 말아야할 말들도 많이 존재하겠지만,
국제결혼 커플이다보니 배우자가 내 나라에대해 언급하는 말들에대해 상당히 민감할 수 밖에 없는 듯합니다.
결국 위에 나열한 이야기들은 모두 상대방의 나라에 대한 불편한 언급이고, 서로의 나라를 비교하여 비방하다보니
벌어지는 상황인 것입니다.
부부싸움 중, 성숙한 언어 습관을 갖고 있지 못하거나, 감정 조절을 하지 못하는 경우,
국제결혼 커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말들인 것입니다.
어찌보면 한국 내에서도 지역 색이 서로 다른 곳에서 온 배우자에게 이런 비슷한 말을 무심코 내뱉거나,
혹은 들어보신 경우도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집의 경우, 저는 아무리 그리스인에게 인종차별을 당하더라도, 저런류의 말들을 남편에게 내뱉지는 않습니다.
(그대신 블로그에 썼군요.^^고맙습니다. 제 푸념을 들어주신 독자님들^^)
그리고 남편역시 한국에서도 살아봤기 때문에, 제 심정을 이해해서 쉽게 내뱉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남편은 다혈질에 감정적인 성향도 강해서, 잘못 빈정이 상할 때 위와 같은 말을 해버릴 때도 있습니다.
그러면 저는 왜 그런말을 하면 안되는지, 남편이 기분 좋을 때를 골라 조곤조곤 설명해주곤 합니다.
또 단순해서 이내 미안했다고 사과를 해오지요. 그래서인지 이제는 그런 말을 하는 빈도가 많이 줄었답니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 내보내야할까요?^^
블로그 이웃 중에, 이런 말을 절대로 듣거나 말하지 않았을 것 같은 국제결혼 커플들도 계시지만,
제 블로그에서 글만 읽고 댓글을 다시지 않는 수 많은 국제결혼 커플, 국제연애 커플들, 혹은 지금은 솔로이시지만
외국인과의 연애를 염두에 두고 계신 분들을 위해서, 이런 포스팅을 해보았는데요.
이런 말들을 내가 듣는 쪽이시라면, 상대가 기분이 좋을 때,
"그런 내 나라에 대한 이야기는 속상하니까 부탁인데 안하면 안될까?"라고 지혜롭게 부탁하면 좋을 듯하고요.
만약 주로 말하는 쪽이시라면, 상대의 마음에 대못을 많이 박으셨으니 앞으로 이런 류의 이야기는 삼가하도록
노력이 필요하실 것 같아요.^^
먼저, 다른 지역(국내에서는 영호남, 서울 시골의 편견 등)
다른 나라를 편견 없이 바라볼 수 있는 시각과
화가 난다고 앵그리버드 처럼 감정적으로 대처하기보다
상대의 기분도 좀 생각해가며, 사랑하는 사람에게 결정적인 말 실수는 하지 않는
저와 여러분이 되길 바란답니다.
금요일, 오늘 하루만 화끈하게 일하면!
그럼 내일은 토요일!
아싸.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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