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로도스의 린도스에 가게 되었습니다.
오래 전인 2,000년 전에는 항구였고 중세 시대에 성곽과 마을이 존재 했던 이곳은 현재는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성경 속 바울이 기거했다는 이곳은 고대 아크로폴리스, 중세 성곽, 현대 상점과 식당, 당나귀 체험, 요트 구경과
해수욕까지 많은 것을 한 꺼번에 할 수 있는 곳이라 로도스에 들른다면 반드시 들러봐야 장소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제 찍은 따끈한 사진들입니다.
어제 그 린도스에 동생네 가족과 당나귀를 타고 성으로 올라가는 오르막 길을 오르면서, 문득 몇 년 전 이곳에 놀러
왔던 제 친구가 생각이 났습니다.
그녀는 다른 글에서도 이미 등장한 바 있었는데요.
2013/05/22 - [신비한 로도스] - 외국인과 로맨스를 기대했던 내 친구에게 생긴 일
당시 그녀는 직장, 집을 대중교통으로만 왔다갔다하는 모범생 생활을 하다보니 굳이 운전면허를 취득할 필요가
없어서 운전을 할 줄 몰랐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당나귀를 탄 그녀는 몹시 무서워했습니다.
너무 무서워서 당나귀가 흔들릴 때마다 비명을 지르니, 당나귀를 독려하며 아크로폴리스로 가는 오르막을 함께
걸어 올라가던 아저씨께서 당나귀를 놀라지 않게 달래다 못해 급기야는 제 친구에게 이렇게 묻기 시작했습니다.
"아가씨! 이건 자동차 운전하는 것과 같은 거야. 왜 그렇게 무서워해!?"
"저...운전할 줄 몰라요..."
"응? 자동차 운전할 줄 모른다고?"
"네..."
"그러면 오토바이는??"
아저씨는 제 친구가 여느 유럽 젊은이처럼 당연히 오토바이 쯤은 운전할 줄 안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오토바이도 운전할 줄 몰라요..."
그녀의 대답에 아저씨는 몰던 당나귀를 멈추게 하고 그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봐요. 아가씨. 세상을 좀 즐기며 살아. 내가 아버지 같아서 하는 소리야. 왜 그렇게 빡빡하게 살아?
자동차도 오토바이도 운전 못하고 산다면, 사는 게 무슨 재미야?"
그녀는 그런 아저씨의 돌직구에 상당히 충격을 받은 얼굴이었습니다.
"저기, 한국에서는 대중교통이 잘 되어있어서 운전 잘 못해도 되요."
보다 못해 뒤에 가던 제가 한 마디 거들었는데요.
아저씨는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 말은 꼭 운전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이 아가씨가 삶을 좀 즐기고 살아야 한다는 말을 하는 거에요.
이 아가씨 봐봐요. 몸이 빳빳하게 경직된 게 얼마나 그 동안 바쁘게 쉬지 못하고 살았는지 보이잖아
요?"
라고 그리스어로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친구에게 이런 내용을 다 통역해 말해 줄 수는 없었지만, 이미 친구는 뭔가 생각에 잠긴 얼굴이었고 목적지에 다다
라 내리는데 마지막까지 "아가씨! 인생을 즐기며 살아!" 라고 웃으며 얘기하는 나이 많은 당나귀군 아저씨를 물끄
러미 쳐다 보았습니다.
어제 그 언덕을 당나귀를 타고 다시 오르며, 여러 생각이 들었는데요.
'나는 자동차 운전을 할 줄 알지만, 과연 지금 인생을 즐기고 있는가?'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인생을 즐긴다는 의미는 꼭 놀아야 하고 쉬어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일을 열심히 하더라도 매
순간 즐겁고 일과 쉼이 분리되어 쉴 때는 일 걱정 안 하고 완전히 긴장을 늦추고 쉬고 있고, 일을 할 때는 즐겁게
신나게 하고 있는지...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는 세계OECD 국가 중 노동시간 3위, 유럽연합 중 1위를 달리는 국가이지만, 게다가 가장 햇볕이 내려 꼳힌
다는 린도스에서 하루 종일 수십차례 당나귀를 몰아야 하는 아저씨이지만, 현재 인생을 즐기고 있기 때문에
내 친구에게 그런 충고를 할 수 있었을 거란 생각이 들면서, 문득 나도 아저씨처럼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입니
다.
내일을 준비하되 내일에 대해 걱정하지 말고 오늘 이 순간에 즐거운, 그런 하루가 되고 싶습니다.
여러분, 즐기는 하루 되세요!
다음 뷰 공사 중에 발행한 글이라 계속 오류가 나서 다시 새 글로 발행합니다!
소중한 댓글은 이렇게 옮겨 보았습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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