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아테네 경찰관은 왜 한국인관광객을
폭행했을까?
사건은 작년인 2012년 10월 16일 저녁7시경, 아테네시 오모니아 역 부근에서 발생했습니다.
아래는 사건의 당사자가 다음 아고라에 실은 원문 주소입니다.
* 아테네에서 현지경찰 2명에게 폭행당하고 불법체포당했습니다 <2012.10.23> * 그리스 경찰사건의 당사자입니다. 사건 10일만에 두경찰 만났습니다 <2012.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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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개요를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1. 한국인 관광객이었던 A씨는 아테네 시내를 관광하고 숙소로 돌아가던 중이었습니다. 2. 한 사복 차림의 그리스인 남자가 A씨에게 그리스어로 말을 붙였고, A씨는 알아들을 수 없어서 댓구하지 않았습니다. 3. 다시 남자는 A씨에게 여권 제시를 요구하며, 자신이 경찰이라고 말했습니다. 4. A씨는 여권을 보여주며, 남자가 경찰이라는 신분 확인을 해주길 요청했습니다. 5. 남자와 주변 다른 남자까지 합세해서 A씨의 얼굴을 주먹으로 강타하기 시작했고, A씨를 수갑을 채워 경찰서로 연행했다가 풀어줍니다. 이 과정에서 Korean go home! 등의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습니다. 6. 주 그리스 한국 대사관에서 영사와 통역관, 직원이 경찰서에 와서 일을 마무리 했으나 결국 사과와 어떤 정황설명도 들을 수 없었고, 폭행 가해자인 경찰관도 만날 수 없었습니다. 7. 열흘 후, A씨는 경찰관2명중 한명으로부터 사과를 받았고, 한국 대사관 측은 그리스 시민보호부 장관과의 협의를 통해 차후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협력해 줄 것을 요구했고, 장관 측은 이번 일을 계기로 레이시즘(인종차별)담당 특별부서를 추진중이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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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최근 그리스 인터넷 신문들이 이 사건에 대해 다룬 기사 제목들 입니다.
BBC: Βασανιστήρια και ξυλοδαρμοί σε τουρίστες απο την ΕΛ.ΑΣ. <영국BBC: 그리스경찰이 관광객을 고문 폭행했다고 (보도). 2013년1월10일자 기사> BBC: Τουρίστες προσάγονται από την ΕΛΑΣ ως παράνομοι μετανάστες <영국BBC: 관광객들이 불법이민자로(오해받고) 그리스경찰에 연행됐다고 (보도). 2013년 1월10일자 기사> |
기사 내용을 보면, 그리스 내의 이런 일부 경찰 폭행문제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하고 각성해야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영국BBC에서 이 사건을 기사화 한 것에 대해 더욱 부끄러워한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다음은 BBC에서 이 사건에 대해 다룬 기사 원문의 일부입니다.
필자는 주 그리스 한국 대사관 영사를 직접 만났을 때, 사건에 대해 전해 들으며 도대체 왜 당시 아테네 경찰관들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한 것인지에 대해 원인을 분석해보았습니다.
첫 번째, 그리스인들의 뿌리깊은 민족 자만심 때문입니다.
그리스인들의 기원전 3천년 전부터 존재했던 문명에 대한 자부심과 서구 문명의 시발점이라는 자부심은 실로 대단합니다. 오랫동안의 외침(外侵)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정치, 경제, 문화, 종교, 철학, 예술, 건축, 과학 분야를 역으로 로마제국을 통해 세상으로 전파했고 그들의 정체성을 지켜냈다는 자부심은 시대를 거쳐 민족 자만심으로 변질되었습니다.
관광이 주 수입원인 그리스인들이 실제 일상생활에서 외국인을 대하는 태도는, 상업적인 관계로 대할 때와는 판이하게 다를만큼 배타적입니다. 특히 주변 경제약소국인 알바니아, 루마니아, 불가리아인들에 대해서는 함께 식사를 하거나 대화를 나누는 것 조차 불편해 하는 게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국가들의 그리스에 거주하는 불법이민자들은 해마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실정입니다.
두 번째, 잘못된 공무원 선출과정과 부족한 재교육 때문입니다.
현재 그리스는 OECD국가 중, 공무원비율이 높은 편은 아닙니다.
그러나 공무원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많았습니다.
"예전에는 국회위원 사무실에서 공무원을 채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국회위원들이 그 지역구에 계속 뽑히기 위해서 공무원 일자리를 계속 늘렸고,공무원들은 이들을 계속 뽑아주는 식이지요." <바겔리스 무타피스-민간노조 총연맹 사무국장> PD 수첩 "무엇이 그리스를 망가뜨렸나?" 인터뷰 中 |
그러다 보니 자질이 부족한 공무원들이 업무를 보게 되고, 다른 경제 산업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시행되는 재교육(세미나 등)을 통한 일반인들의 업무 수준을 공무원이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학교와 의료 공무원들의 경우 자격증 취득 이후 선발되므로 적절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으나, 경찰과 행정 공무원의 경우 협력기관의 업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할만큼 부족한 자질의 사람들이 여전히 근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세 번째, 그리스경제위기로 줄어든 일자리와 임금 삭감 때문입니다.
공무원은 물론 일반인들까지 IMF와 유럽연합EU의 요구에 맞추어 정리해고 되고 있으며, 임금을 삭감, 세금폭탄을 맞는 실정입니다.
특히 철밥통이라고 자부했던 공무원들 입장에서의 상실감과 자존심의 손상은 심각한 수준에 이릅니다.
게다가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를 찾아 몰려오는 주변 경제약소국의 외국인들에게
자기 밥그릇을 뺏기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보니, 자국민들 특히 공무원들의 외국인에 대한 반감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실제 지난 해 그리스 총선에서는, 불법이민자들이 자국민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가지 않도록 불법체류자와 외국인 추방을
강력히 주장했던 Χρυσή Αυγή 황금새벽당(신 나치당)이 '의석수 18, 지지율 6,92 % 의 예상 밖의 많은 의석수와 지지율' 을
얻어낸 것으로 보아 현재 그리스인들의 심리 상태를 알 수 있습니다.
<EPIRUS LIVE에 기사화 된 그리스 총선결과 2012년6월18일>
피해자 A씨의 상황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억울하고 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기때문에 이런 현지 상황에 대한 정보와 이해를 통해 한국인들이 그리스를 방문할 때 반복적인 피해가 없길 바라고,
그리스 정부에서도 관광객들이 인종차별에 의한 피해를 받지 않도록 특별부서를 설립한다 하니,
그리스가 경제 위기를 딛고 정서적으로도 더 수준 높은 환경으로 거듭나길 진심으로 바랄 뿐입니다.
이상 그리스 현지에서 올리브나무 특파원이었습니다.
* 다음 포스팅은 그리스에서 인종차별에 대처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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