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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요 그리스 여행

한국 운전습관을 완전 뜯어 고쳐야 합격 가능한 EU운전면허.

by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 2. 5.

한국 운전습관을 완전 뜯어 고쳐야

합격 가능한 EU운전면허.

 

 

 

안녕하세요? 여러분. Hi

오늘은 저의 한국에서의 운전 프로필에 대해 먼저 소개합니다.

저는 한국에서 12년을 운전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탔던 자동차는 6년 동안 22만km 주행했었습니다.

1년에 약 3만6천km, 한 달에 약 3천km, 매일 약 100km를 주행한 셈입니다.

워낙 돌아다녀서 서울은 골목길까지 세세하게 아는 제게

주변인들은 걸어다니는 네비게이션이라고 부르기도 했고,

대구, 광주 정도 거리는 왕복 당일치기로 너끈하게 다녀올 만큼,

제게 운전은 아주 자.신.있.는. 종목이었습니다.

뜬금없이 운전에 대해 잘난척하는 이유는, (용서해주세여~~~~화풀어)

그 만큼 한국에서의 운전습관이 몸에 베어 있는 상태에서 그리스로 이민왔음을 말씀드리기 위해서입니다.

 

그리스에 와서 국제 면허로 운전을 하다가, 운전면허를 획득해야 했을 때,

EU(유럽연합)와 전혀 상관 없는 곳에서 이민 온 저는 필기시험부터 다시 봐야했고

(필기 시험 얘기는 내일 다시 하겠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필기시험에 합격한 후, 실기시험을 준비하면서

제가 등록했던 운전학원 강사로부터

몇 년치 들을 분량의 욕은 그 기간동안 다 들었던 것 같습니다.

엉엉

 

우선 그리스 뿐만 아니라 아날로그 정서가 짙은 유럽에서는

한국과 달리, 수동면허를 획득해서 수동기어 자동차를 운전하는 게 보편적인 문화입니다.

(물론 예외적인 나라들도 있겠지만, 대개는 그렇습니다.)

그리고 EU 가입국이라면 그 나라의 운전면허를 획득함과 동시에 EU운전면허를 획득하게 됩니다.

 

<그리스 운전면허증 견본, EU 국기 모양 안에 GR이라는 그리스 표시가 되어있습니다.-google>

 

이 얘기는 EU에 속한 어느 나라에서 운전면허를 획득하든, 별도의 국제 면허를 발급받지 않고

그리스에서 운전을 할 수 있다는 말이 되고

그리스에서 운전면허를 획득하면, 다른 EU국가에서 국제 면허 없이 운전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또한 필기, 실기 시험의 합격 기준은 다르더라도

기본적인 교통법규, 교통표지판, 운전 방식등은

EU 해당국 전체가 비슷해야만 한다는 뜻입니다.

 

<영국 처럼 운전 주행 방향 자체가 다른 국가에서는 교통표지판과 운전 방식이 일반 EU국가와 다름을 알려드립니다.-google image>

 

 

저는 이 EU의 운전면허를 획득하기 위해서

제가 한국에서 그 동안 운전해왔던 모든 방식과 지식을

완전히 뜯어 고치고, 버려야만 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지극히 정상적으로 운전했음을 다시 한번 밝혀둡니다. 편법을 많이 쓰거나 지나친 과속운전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 EU운전면허가 요구하는 교통법규 중 한국과 가장 다른 점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1. 신호등 수가 한국보다 현저히 적고 작은 길은 교통표지판이 신호등을 대신합니다.

    처음 국제면허로 그리스와 다른 유럽지역을 운전하면서, 가장 이상했던 점이 왜 신호등이 있을 만한 곳에

   신호등이 없는가? 였었습니다.

    EU운전면서 시험을 준비하면서 비로소 이유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신호등 자리를 교통 표지판이 대신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아침 로도스 시 외곽입니다. 신호등 대신 STOP싸인이 나란히 보입니다.> 

<오늘 아침 로도스 시내입니다. 작은 길은 STOP싸인이 신호등을 대신합니다> 

 

물론 큰 교차로에는 당연히 신호등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작은 교차로나 작은 길에선 반드시 신호등을 대신하는 STOP싸인을 지켜야 하면, 이 싸인을 무시할 경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2. 교통표지판들은 한국과 달라서 대개는 글자가 쓰여있지 않고, 그림만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그림이 무엇을 뜻하는지 잘 외우지 못하면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EU 국가에서 사용하는 교통표지판들>

유럽에서 여행 중에라도 운전을 해야하는 경우를 위해 알아두시면 좋을

EU 기준 교통표지판과 한국의 교통표지판의 구체적 차이점은 내일 모레에 소개하겠습니다.

 

 

 

3. 일방통행로 주의해야합니다.

    유럽은 유적지의 보존 등을 이유로 대도시의 경우에도 조금만 뒷길로 접어들면

    상대적으로 한국에 비해 일방통해로가 많습니다.

    심지어 고대유적이 많은 그리스의 경우엔, 일방통행로가 상당히 많아서 길을 잘못 접어들면

    계속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이동하며 길을 잃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 그리스대사관 한국 영사님께서는 이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아테네는 전 도시가 목동같아요." 안습

 

 

    게다가 한국처럼 바닥에 친절하게 일방통행이라고 흰 글씨를 써 둔게 아니라,

    단지 표지판으로만 일방로를 구분해야합니다.

 <로도스 시내의 일방통행로 거리. 바닥에 아무 표시도 없습니다>

 

 

 

4. 내게 도로 우선권이 있을 경우 눈치보지 말고 진행해야합니다.

 

<로도스 시내의 도로 우선권 표지판>

  이 우선권 표지판은 내가 현재 서 있는 라인이 이 교차로에서 주행 우선이란 뜻입니다.

  그래서 다른 방향에서 차가 접근해 오더라도 그 차가 멈추어야 하며(그 쪽 방향엔 STOP 표지판이 있습니다.)

  나는 그대로 주행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저는 한국에서의 습관대로 교차로에서는 늘 양방향을 살피며 속도를 줄이고 조심하며 운전을 했는데,

  우선권이 있는 도로에서 그렇게 운전할 필요가 없습니다. 왕이 행차하듯 당당하게 지나가면 됩니다.

  모두가 이 도로의 우선권을 보장해줍니다.

 

 

5. 서행(느리게 가는 것)은 문제가 안되지만 과속은 문제가 됩니다.

    한국에서 운전을 할 때에는 빨리 지나가야하거나 빨리 빠져나가야하는 상황에서 꾸물거리게 되면

    양 옆, 뒤에 있던 차들이 빵빵거리며 서둘러 지나가길 촉구합니다.

    하지만 신호등 만큼의 위력을 갖고 있는 교통표지판을 보고 지키며 운전하는 암묵적인 질서를 갖고 있는 

    EU의 기준으로는 서둘러 지나가는 것보다 이 교통표지판을 지키며 천천히 주행하는 것이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마음이 급해서 이 교통표지판을 적당히 무시하며 지나게 되면, 교차로에 뒤에 오던 챠량들이

    함께 혼란을 겪게 되고 이것은 교차료에서의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여러가지 차이점을 잘 몰랐고, 알게 된 후에도 몸에 벤 한국 도로 사정과 교통법규에 맞는 운전습관 (교통표지판보다는 신호등을 보고, 교통표지판도 글씨안내가 함께 친절하게 나와 있어야 이해가 쉽고, 작은 교차로에서는 일단 속도를 줄이고 양방향을 살펴야하며, 뒷차가 밀리지 않도록 빨리 빠져나가야하는)버리는 것은 제게는 거의 대수술에 가까운 고통이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운전이라는 게 일단 습관이 되면 머리보다는 몸이 기억하고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몇 년을 운전하면서도 아직도 조금은 어색한 EU 기준의 운전방법이지만

이제는 처음 그렇게 싫어하던 수동기어 운전의 맛도 알아가고 있고,

저마다 다른 삶의 모습들을 수용하는 겸손(^^)한 자세도 갖추게 되었습니다.

 

오늘 한국과 다른 EU 기준의 운전방법, 도움이 되셨나요?

내일부터 1.  EU 운전면허의 참 어려운 필기시험

        2.  EU와 한국의 교통표지판의 차이

                           3. 그리스에서만 독특하게 알아두어야하는 운전매너

에 대해 차례로 연재하도록 할게요.

오늘도 안전운전 되시고, 대중교통에 시달려도 오늘은 어쩐지 좀 덜 피곤한

그런 행복한 하루되세요~좋은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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