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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의 한국

첫 시행되는 한국어능력시험(TOPIC)에 포부를 밝힌 그리스인

by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 8. 24.

 

 

아마 한국어능력시험인 TOPIC(Test of Proficiency in Korean)에 관하여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영어능력시험에 TOEIC, TOEFL이 있는 것처럼, 외국인들이 한국으로 유학을 염두에 두고 있거나 국내,외에 위치한 한국 회사에 취업을 생각하는 경우, 혹은 한국어에 대한 능력을 점검해 보는 의미로 응시할 수 있는 시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은 TOPIC 시험을 주관하는 대한민국 교육부 산하 기관인 국립국제교육원에서 밝힌 이 시험에 관한 개요 및 활용에 관한 내용입니다. 

 

 

한국 내에 사는 외국인은 물론이고 최근 국외에 사는 외국인들 중에도 한류의 열풍 등으로 한국어를 좋아하고 공부하는 것을 넘어, 이렇게 토픽 시험을 치르길 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지금까지 십 년 넘게 시행해 오던 토픽 시험이 올해 10월 드디어 그리스에도 첫 시행을 하게 된 것입니다.  

드디어 그리스에 시행되는 이 시험을 두고 그리스인 제자인 디미트라와 갈리오삐를 비롯하여 전국 그리스에 있는 여러 그리스인들이 설렘을 감추지 못했는데요.

 

<국내,외에서 시행되는 TOPIC 에 관한 정보는 http://www.topik.go.kr/ 에서 더 자세히 알아 볼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이 시험에 대한 정보를 관심 있게 보고 나서야 전 세계의 이렇게 많은 나라에 사는 외국인들이 한국어능력시험을 본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는 몹시 놀라운 일이었는데요.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이 아닌, 타국에 사는 외국인인데 한국어능력시험을 본다는 것은 그 만큼 한국어를 좋아하고 심도 있게 공부하는 학생들이 많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리스에서 시행 될 토픽시험에 대한 정보를 지난 봄에 접한 저는, 이번 한국에 방문했을 때 이 토픽을 준비할 수 있는 기출 문제를 포함한 문제집을 두 권 골라 사왔는데요.

한국어 제자인 디미트라와 첫 수업이 있던 날, 우선 이 토픽 책의 전년도 기출문제 중 일부를 함께 풀어 보았습니다.

일반 TOPIC은(취업을 위한 토픽의 경우 당락이 아닌 점수로만 결과가 나옵니다.) 합격 불합격으로 나누어지고 그 성적에 따라 초급은 1급과 2급으로, 중급은 3급 4급으로, 고급은 5급6급으로 나누어서 결과와 증서가 수여됩니다.

 

이제 처음 토픽 문제를 보기 시작한 디미트라의 경우 초급 시험을 준비하려고 문제를 풀어 보았는데, 약 일 년 정도 한국어를 배운 디미트라는 대략의 기본 문법과 한국어 주요 단어를 거의 다 익힌 상태였기 때문에 초급 시험 문제를 그럭저럭 풀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사실 그녀가 공부를 워낙 열심히 해온 터라 한국어와 한글의 사용 실력이 빠른 속도로 향상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그것을 검증할 만한 계기가 없었기 때문에 토픽 시험 문제를 과연 얼마나 풀어낼 수 있을까 궁금한 마음이 컸습니다.

하지만 배운 실력을 총 동원해 하나 하나 풀어가는 그녀의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었고, 그런 그녀가 참 자랑스럽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올해 그리스에서 시행되는 첫 번째 시험인 32 회 토픽은 이미 접수도 끝이 났고 10 월이라 준비할 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그녀는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 내년 봄에 있을 예정인 다음 시험에 응시할 것입니다.

아직 배워야 할 부분이 있기에 기존의 한국어 수업에 시험 준비 시간을 안배해 시작했는데, 그녀가 격양되어 시험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보며, 그녀에게 저는 그녀의 꿈을 물어 보았습니다.

이렇게 한국어를 심도 있게 배운 후 무엇을 하고 싶은지 말이지요.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처음엔 한국이 막연히 좋고, 한국어가 좋아 시작했는데 지금은 더 멀리를 보고 있어요. 저희 엄마는 이렇게 말했어요. 그만큼 배웠으면 이제 된 거 아니니? 라고요. 하지만 저는 대답했지요. '엄마! 한국어는 미래를 위한 언어야. 봐. 그리스에도 중국어 열풍이 불기 시작했듯이 앞으로 세계 시장에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의 더 많은 기업이 진출하게 될 거라고. 그리스에도 그렇게 될 거야. 그 때를 대비해 심도 있게 배워 두고 싶어. 토픽도 그래서 보는 것이고. 사람 미래는 알 수 없는 거잖아?' 라고요."

 

이제 이십 대 중반을 넘어선 그녀의 꿈을 저도 열심히 응원하고 지원할 것입니다.

저 역시 이십 대 초반부터 시간과 돈을 아껴가며 오랫동안 영어능력시험인 TOEIC과 TOEFL을 보았고, 그 과정을 통해 영국계열의 회사에서 삼 년 정도 근무할 수 있었는데, 꼭 그런 결과가 아니었더라도 몰입해 공부를 했던 그 과정은 저에게 참 보람 있던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인이라면 쉽게 사용하는 한국어를, 이제는 세계 속의 한국의 위상이 높아져 지구 반대편의 누군가가, 우리가 영어나 다른 언어를 열심히 공부하듯 열심히 시간을 쪼개 한국어능력시험을 준비하는 모습이 참 값지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좋은 하루 되세요!

좋은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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