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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가정8

그리스 이민 직후 딸아이에게 큰 충격을 준 사건1. “아니야, 안 갈래요. 엉엉엉..나 무서워요. 엉엉엉..” 그리스로 이민 당시 딸아이는 아직 어린 나이였습니다. 모든 게 낯설었던 이곳에서의 생활에 막 적응하려고 애쓰는 중이었지요. 그런 딸아이를 매니저 씨가 억지로 끌고 어디론가 가려고 씨름하는 중이었고, 딸아이는 울며 불며 안 가겠다고 버티는 중이었습니다. “도대체 어딜 데리고 가려고 그래?” 이상해서 묻는 제게 매니저 씨의 대답은 깜짝 놀랄만한 것이었습니다. “응. 마리아나 귀 뚫어 주려고.” "뭐라고???? 얘가 몇 살인데 귀를 뚫는다는 거야???? 안 돼!!" 한국에선 단 한번도 애 귀를 뚫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꺼낸 적도 없는 매니저 씨였는데, 그리스에 오자마자 귀를 뚫어 주겠다고 성화이니 저는 기가 막힐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올리브나무, 그리.. 2014. 2. 21.
내가 미춰~! 피타고라스 씨가 한국에 왔다면?! 이 이름을 처음 들었던 학생 때부터, 저는 낯선 이 사람이 반갑진 않았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유명인들이 다 그렇듯 다양한 학문에 박학다식한 이 사람의 이름을, 고등학교 수학 교과서를 놓는 순간 내 평생 다시 들을 일이 또 있을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마리아나 숙제를 봐 주는데, 교과서에 뙇! 하고 나타나 준 이 사람의 이름과 얼굴에 헉! 하고 외마디 비명을 지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는 마치 집안에서 그냥 돌아다니다가 이유 없이 식탁 모서리에 배가 찔려서 으헉! 하고 비명을 지를 때처럼, 아무 생각 없던 저를 갑자기 아주 기분 나쁘게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그리스 초등학교 수학책에 실린 내용을 잠깐 보면, 피타코라스의 곱셈 도표를 보여주며 그가 어떤 사람인지 설명하고 있습니다. 피타고라스의 도표(곱.. 2014. 1. 29.
외국인 시어머니의 한국라면 보는 눈길을 무시한 걸 후회해요! 어릴 때 저희 부모님은 제게 이렇게 말씀하곤 하셨습니다. "너는 어째 그렇게 면을 좋아하니? 나중에 커서 라면 공장 사장네나 국수 공장 사장네로 시집 보내야겠구나!" 그렇습니다. 정말 건강을 위해 라면을 자제했 왔을 뿐, 그 쫄깃거리는 한국라면 맛은 평생 저를 유혹하곤 했었지요. 그런 제가 한국라면이라고는 눈 씻고도 찾아볼 수 없는 그리스의 로도스로 이사오게 되었고, 마트에 있는 서 너 종류의 태국라면은 뭐랄까, 양은 한국라면 반 만한 것이 이게 무슨 맛일까 알 수 없는 그런 맛을 내고 있었습니다. 면발은 또 왜 그렇게 퍽퍽하던지요. 김치, 떡볶기도 쉽게 못 먹는데 라면도 못 먹으니, 과거 면발의 여왕이라 불리울 만큼 면을 좋아했던 저이니 만큼, 이제 이탈리안 레스토랑 주방장처럼 신속하게 갖은 종류의 스.. 2013. 7. 3.
미국 가족이 그리스에 와서 깨진 선입견 Best 3 미국 이민 생활 십이 년차인 동생이 지난 토요일 그리스에 도착했습니다. 유럽은 처음인 제 동생은 중간에 스위스를 경유하면서부터 미국과 다른 유럽문화에 대한 놀라움의 연속이었다고 하는데요. 아직도 동생에 대한 콩깍지가 벗겨지지 않은 제부는 한국인이지만 미국 이민 2세입니다. 조카들은 이민 3세가 되는 셈이지요. 그래서인지 제부와 조카들은 미국인과 별로 다르지 않은 시각을 다분히 갖고 있습니다. 동생은 한국에서 살다가 십이 년 전에 결혼해 낯선 땅 미국에 살게 되었습니다. 한국인 정서가 제부보다는 분명한 동생이지만, 그리스에 온 며칠 사이 동생 가족이 그리스인들에 대한 선입견이 깨진 부분은 비슷했던 모양입니다. 저에게 입을 모아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했으니 말이지요. 동생 가족이 지내는 호텔 주변 풍경 .. 2013. 6.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