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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439

한국인의 장점 성실한 이미지, 그러나? 얼마 전 폭우의 번개로 저희 집 세탁기 전선이 타 들어갔습니다. 결국 새 세탁기를 사야 했습니다. 그리스 로도스 시 내의 어느 집은 컴퓨터가, 어느 집은 TV가 망가졌지요. 작년엔 인터넷 선이 타들어가서 사무실이나 카페에서만 글을 썼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리스는 피뢰침도 없어서 번개에 가전제품이 타 들어가는 어이 없는 상황이 발생하냐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그럴 리가요. 그리스에도 피뢰침은 잘 설치되어 있습니다. 다만 이곳 겨울의 번개와 천둥의 종류가 한국의 그것과는 다른 종류이기 때문입니다. 여름 내내 비가 오지 않아 건조할 대로 건조해진 땅 위에 갑작스레 내려 꽂히는 번개와 폭우는 아스팔트를 붕괴시키고, 보도블록을 망가뜨리고 가전제품을 타 들어가게 할 만큼 무시무시한 종류인 것입니다... 2013. 12. 9.
그리스어로 ‘매를 먹었다’라고 표현하다니! 영화 '친구'의 장동건의 대사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는 이 영화를 안 본 사람들 조차도 알고 있는 유명한 대사입니다. 유오성으로부터 이미 많이 찔린 장동건은 '칼을 많이 맞았다'는 표현을 '많이 먹었다' 라고 표현한 것이지요. 그런데 그리스에 이민 온 후 시아버님과 어린 시절 이야길 나누던 중, 아버님은 저에게 이런 이야길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어릴 땐, 모두가 굉장히 어려운 때였지. 특히 우리집은 가난했고 난 어릴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었어. 우리 아버지는 건축업을 하시며 타지로 출장 가실 때가 많았는데, 집에 돌아오면 피곤한데 먹여 살릴 자식들은 다섯이나 되어서 늘 화가나 있었지. 그래서 사소한 일에도 우리를 많이 때리셨어. 난 장남이라 정말 매를 많이 먹었다고.('Εφαγα.. 2013. 12. 8.
우리는 한국을 그리워하는 식구다. 토요일에도 함께 밥을 먹기가 어려울 때가 많을 만큼 바쁘게 일을 하던 남편 매니저 씨는, 원래 평일엔 저희와 함께 밥을 먹기가 참 쉽지 않습니다. 한국의 저녁식사처럼 하루의 메인 요리가 점심식사인 그리스에서는 이 점심이 참 중요한 밥인데, 매니저 씨가 만약 매일 점심을 사 먹는다면 정말 지겨운 일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평소엔 제가 요리를 해다가 갔다 주면 매니저 씨와 직원은 가게 일을 하며 밥을 먹고, 저는 마리아나와 집에 와서 밥을 먹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한달 전부터 마리아나가 사무실 근처의 영어학원에 다니게 되면서, 레벨테스트를 해서 배정받은 수업 시간이 하필이면 하교 후 1시간 후에 시작하는 수업이라 집에 와서 점심을 먹을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사무실에서 집까진 차로 20-.. 2013. 12. 6.
이제야 밝혀진 나의 마취 중 진담 지난 4월, 저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바로 같은 병원에서 지난 토요일, 제 시누이가 입원해 작은 수술을 받았습니다. 한 시간 정도의 간단한 수술이었지만, 그래도 전신 마취를 하고 하는 수술이니만큼 가족들의 걱정은 이만 저만이 아니었는데요. 그리스에서는 거의 공짜나 다름없는 국립종합병원에 비해 병원비가 비싼 사립 종합 병원이니만큼, 시설도 의료진도 좋은 곳이지만 저희 시어머님은 수술실 앞에서 기다리는 내내 많이 초조해 하셨습니다. 어머님과 고모님, 시누이의 친구 둘과 저, 이렇게 네 사람이 수술실 밖에서 기다리며 약 2년 전에 시누이가 다른 수술을 했을 때 어머님의 당황해서 멀쩡히 뒤에 서있는 당신 딸을 두고, 엉뚱한 침대를 쫓아가며 정신줄을 놓으셨던 일을 살짝 상기시켜드렸더니, "어머, 내가 그런 적이 .. 2013. 1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