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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자4

내 그리스인 친구, 이번엔 오징어땅콩을 이것과! 지난 번에 새우과자를 와인과 함께 먹었던 제 그리스인 친구 마리아를 기억하시나요? 몇 주 전 이 친구 집에 차를 마시러 갔었는데, 당시 저희 집이 한참 페인트칠 중이라 정신이 하나도 없을 때여서 급하게 집에 단 한 봉지 남은 오징어땅콩과자를 들고 갔었습니다. 새우과자를 와인안주로 맛있게 먹었던 친구이니, 좀 더 맛이 독특한 오징어땅콩도 와인과 먹으려고 하려나? 내심 궁금하기도 했었습니다. 과자를 들고 집에 들어가니, 친구는 이틀 야근 후라 후줄근한 잠옷차림에 몽롱한 상태로 저를 맞이했습니다. 사실 그리스의 국립종합병원 의사는 월급이 일반 사립병원 의사만큼 아주 많은 것도 아닌데다, 경제 불황으로 사립병원보다 거의 무료나 다름없는 국립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더 야근이 잦아져서, 제 친구는 요즘 늘.. 2014. 4. 24.
뜻밖에도 새우과자를 이것과 먹는 내 그리스 친구 가끔 친구 미리아의 집에 초대를 받으면, 빈손으로 가게 되진 않습니다. 마리아는 언제나 딸아이를 위해 여러가지 과일을 잘라 주고, 저에게 줄 맛있는 커피를 제가 도착하는 시간에 딱 맞춰 내려 놓기 때문입니다. 예쁘게 준비된 유기농 초코쿠기도 그녀의 집에서 대접받는 고마운 것 중 하나입니다. 그녀는 단 것을 좋아하지만 살찔까 봐 극도로 조심하는 편인데 단 것 중 작은 도너츠만큼은 도저히 뿌리칠 수 없는지 그럭저럭 편하게 먹는 편이라, 저는 주로 미니 도너츠를 한 상자 사서 놀러 가곤 하는데요. 그런데 하루는 그 친구의 집에 가기 전에 도저히 도너츠 가게에 들를 짬이 나질 않는 것입니다. 들렀다 가면 약속 시간이 늦을 것 같았기에, 어쩔 수 없이 저는 부모님께서 한국에서 보내주셨던 새우과자 한 봉지와 참깨 .. 2014. 3. 21.
그리스 가족들을 춤추게 한 한국의 과자봉지 해외에 살면 한국의 가족에게서 온 소포는 언제나 반갑습니다. 저희 부모님도, 국제전화 너머로 부탁하는 간곡한 손녀 딸 목소리를 거절하실 수 없으십니다. "할머니이~~~두유가 먹고 싶은데 여긴 없어요~~~" "할아버지이~~~ 한국 과자가 먹고 싶은데 여긴 없어요~~~" 세 딸이 다 외국에 나가 사는데, 동생이 서운해 할 수도 있지만 근처에 대형 한국마트가 있는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국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그리스에 사는 저희에게, 아무래도 먹거리 소포를 보내게 되시는 부모님이십니다. 이렇게 몇 달에 한번 소포가 오는 날은 저희 집 식구들 뿐만 아니라 그리스인 시댁 가족들까지 모두 눈을 반짝이며 박스 개봉을 기대하게 되는데요. 어제 큰 박스를 뜯고 이것 저것 물건을 꺼내 정리를 하는데, 남편 매니저 씨.. 2013. 10. 25.
외국인 시어머니의 한국라면 보는 눈길을 무시한 걸 후회해요! 어릴 때 저희 부모님은 제게 이렇게 말씀하곤 하셨습니다. "너는 어째 그렇게 면을 좋아하니? 나중에 커서 라면 공장 사장네나 국수 공장 사장네로 시집 보내야겠구나!" 그렇습니다. 정말 건강을 위해 라면을 자제했 왔을 뿐, 그 쫄깃거리는 한국라면 맛은 평생 저를 유혹하곤 했었지요. 그런 제가 한국라면이라고는 눈 씻고도 찾아볼 수 없는 그리스의 로도스로 이사오게 되었고, 마트에 있는 서 너 종류의 태국라면은 뭐랄까, 양은 한국라면 반 만한 것이 이게 무슨 맛일까 알 수 없는 그런 맛을 내고 있었습니다. 면발은 또 왜 그렇게 퍽퍽하던지요. 김치, 떡볶기도 쉽게 못 먹는데 라면도 못 먹으니, 과거 면발의 여왕이라 불리울 만큼 면을 좋아했던 저이니 만큼, 이제 이탈리안 레스토랑 주방장처럼 신속하게 갖은 종류의 스.. 2013. 7.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