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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7

배고픈 걸 못 참는 딸아이를 깜짝 놀라게 한 우편물 전에도 밝혔듯이 저희 딸아이는 배고픈 것을 참 못 참습니다. 게다가 편식은 하지 않지만 유난히 예민한 혀를 갖고 있어,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는 콧노래를 부를 때가 많고, 그모습을 쳐다보는 가족들이 서로 눈짓을 하며 웃게 만들곤 하지요. 며칠 전엔 한국 드라마를 보다가 주인공들끼리 음식을 만들어 먹는 장면이 나왔는데, 딸아이는 저에게 이런 질문을 했습니다. "엄마, 저 사람들은 연기자인데 연기를 하면서 음식을 먹는 척 하는 거야?"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정말로 먹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자연스럽잖아." "우와~! 좋겠다! 연기자가 되면 맛있는 것도 많이 먹겠구나..." "ㅋㅋㅋ 못 말려.…" 작년 이맘 때, 할아버지 생신이라 외식 중에 치즈볼에 꽂힌 딸아이입니다. 이 밖에도 딸아이와 먹을 것에 관한 .. 2013. 9. 17.
딸아이에게 말해 주고픈 '함께 사는 것'의 의미 동생이 미국으로 돌아가고 딸아이는 많이 울었습니다. 이모와 이모부, 사촌 오빠들과의 즐거운 시간은 딸아이에게 정말 짧게 느껴졌던 모양입니다. 새까매진 얼굴로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울 때 예의 감출 수 없는 찡그린 표정으로 하소연을 합니다. "엄마, 우리는 왜 다 함께 살 수 없는 거야? 한국의 할머니 할아버지도 너무 멀고, 미국의 이모네도 너무 멀고, 막내 이모네도 너무 멀어. 왜 다 이렇게 멀리 사는 거야? 왜 함께 살 수 없는 거야? 왜 가족인데 그런 거야?" 딸아이를 겨우 달랬지만 제 마음이라고 좋을 리 없습니다. 매번 헤어지고 만나는 이런 과정이 편안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각자의 생활이 있는 것이고 동생은 동생대로 이제 월요일이면 바쁘게 자신의 평상시 생활패턴대로 살아갈 것이며, 저 역시도 마찬.. 2013. 6. 30.
피카소 같다는 말에 딸이 울음을 터뜨린 재밌는 이유 며칠 전 학교를 가지 않고 하루 종일 만들기를 했던 딸아이의 조금 어릴 때 있었던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이 아이는 아주 어릴 때부터 늘 뭔가 만들고 그리기를 좋아했는데요.제가 미술관을 좋아해서 아이 생후 백일 때부터 함께 미술관을 데리고 다닌 영향인지, 사진작가 외할아버지랑 붙어 있던 시간이 많아서였는지 알 수 없지만, 딸아이가 특별히 그쪽으로 재능이 많다는 게 아니라, 정말 만들고 그리는 행위 자체를 무척 좋아한답니다. 한국에 살 때, 올림픽 공원 안에 있는 소마Soma 미술관에서 그런 딸아이가 한국에 살 때는 아직 어렸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욱 알 수 없는 추상적인 물건을 만들거나, 특이한 그림을 그릴 때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도저히 알 수 없는 원 세 개를 독특하게 칠해 놓고, 엄마와 가방과 휴.. 2013. 6. 4.
딸아이가 말하는 한국 노래 '가리킬게'가 뭔지? 딸아이가 말하는 한국 노래 '가리킬게'가 뭔지? 며칠 전부터 딸아이는 그리스 라디오와 TV에서 자주 듣던 영어 팝송 하나를 흥얼대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 가져온 동요나 다른 한국 노래들도 좋아서 듣지만, 그리스에 살다보니 이런 저런 통로로 그리스 동요, 그리스팝, 유럽팝, 미국팝 등 다양한 노래를 접하게 된 것입니다. 다섯 살, 여섯 살 때의 딸아이 (딸아이가 요즘 갑자기 커버려서, 추억 돋는 사진들을 꺼내보고 있습니다.) 딸아이가 노래를 계속 흥얼대도록 저는 그게 무슨 곡인지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흘려 듣고 있었는데, 갑자기 딸아이가 제게 이렇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엄마, 이 노래는 한국 노래인 것 같아. 영어가 나오기도 하지만 중간에 계속 한국어가 나와." "응?? 그래? 너 한국 노래 부르던 .. 2013. 5.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