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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친구28

낯선 곳에서 아는 사람과 인사하기 쉬운 그리스 문화 아테네의 지하철역에서 순간 '저 사람이 누구였더라? TV에서 봤던 배우였었나?" 라며 재빨리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었을 만큼, 그 여자와 저는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녀 입장에서는 그녀의 몇 안 되는,어쩌면 유일한 동양인 지인 중 하나일 제 얼굴은, 알아보기 참 쉬운 것임에 틀림없었습니다. "어머! 반가워요!" 그녀가 제게 웃으며 다가와 그리스인 예의 볼키스를 해오며 격하게 아는 체 할 때서야, 저는 그녀가 올 여름 마리아나 수영강습에서 처음 알게 된 꼬마 요르기아의 엄마라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워낙 아이엄마 답지 않게 여릿한 몸매에 예쁜 얼굴을 갖고 있어서, 순간 TV에서 봤던 배우인가? 착각했던 것입니다. 일 때문에 아테네로 잠시 출장 온 것이라 했습니다. 여름 내내 수영장에서 .. 2014. 10. 29.
내 그리스 친구의 갑작스런 울음의 이유 딸아이가 방학 한지 한 달이 되어 친구들이 보고 싶다고 하던 차에, 때마침 딸의 반 친구 알리끼의 엄마 마리아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알리끼는 딸아이와 친한 아이들 중 유일하게 다른 지역의 조부모님 댁에 가지 않은 친구라, 역시 제 딸아이가 보고 싶다고 계속 말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악테온이라는 어린이 놀이터가 있는 카페에서 만났는데, 언제나처럼 마리아의 다른 친구들도 그 자리에 나와 있었습니다. 그리스 엄마들의 보통의 만남 그리스인 엄마들은 특별히 1:1로 개인적인 만남을 가져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두 사람이 만나기로 한 자리에 아이들을 둔 다른 엄마를 갑자기 초대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서로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기도 하지만,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잘 모르는 엄마가 갑자기 약속 장소에 온 것에 대.. 2014. 7. 16.
낯선 한국어 표현에 당황한 그리스의 마리아나와 갈리오삐 그리스인 친구 갈리오삐는 혼자 큰 고민에 빠졌다고 했습니다. 한국어 숙제를 하다가 이런 한글 지문을 읽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꽃차를 자주 마십니다. 꽃차는 입으로만 마시는 차가 아닙니다. 눈으로 마실 수도 있습니다. 맛도 좋고 색깔도 예쁘기 떄문입니다. (중략) 이 지문은 어떤 이가 '꽃차를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쓴 내용인데, 한국인이라면 정식으로 배우지 않았더라도 차나 다예, 다도 등의 문화에 대해 한번쯤은 TV를 통해서라도 접한 적이 있으니, 전통적으로는 차를 마실 때에 향을 맡고, 눈으로 빛깔을 보고, 입으로 맛을 음미하는 느릿한 과정을 통해 차를 마시곤 했다 라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을 것이니 '차를 눈으로 마신다.'는 말이 '눈으로 차의 색을 보며 느낀다'의 다른 표현이라는 것을 경험적으.. 2014. 7. 5.
우리는 그리스 소녀의 귀도Guido가 되기로 했어요. "왜 엄마는 4일이나 집에 돌아 오지 않아?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었잖아!" 계속 이런 질문을 했던 그리스 소녀 흐리스파Χρίσπα는 엄마의 장례식이 있던 날, 할아버지와 함께 집에 남아 있었습니다. 관 뚜껑을 연 채 진행하는 그리스 장례식엔 좀처럼 어린이가 참석하는 경우는 잘 없기 때문인데다가, 아직 만 여덟 살인 이 아이가 어떻게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을 지 모든 사람은 걱정을 했었고 결국 아이에게 엄마가 떠났다는 사실을 아직은 알릴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엄마의 장례식이 있던 날부터 아이는 그 어떤 질문도 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물었을 때 듣게 될 답이 두려워서 묻지 못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아무도 말 해주지 않았지만 느끼고 있는지도요. 장례식이 있던 월요일 저녁 5시는 늦은 .. 2014. 6.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