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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스하4

고단한 버스기사를 위한 그리스 가족들의 따뜻한 명절 전통 저희 집 앞엔 한 시간에 두 번 버스가 지나갑니다. 두 개의 노선 버스가 지나가는데, 시내 복잡한 상업지역부터 주택가 곳곳을 도는 이 버스들은 총 노선 길이가 한 시간이어서 승객이 늘 많은 편입니다. 그리스 최대 명절인 빠스하(부활절)였던 지난 일요일, 예년처럼 많은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 바비큐를 하며 떠들썩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작년과 달리 염소 통구이가 아닌 통돼지구이를 하기로 한 가족들은, 이른 아침부터 통 구이를 굽는 기계를 돌렸습니다. 통구이는 총 4 시간 이상을 구워 줘야 기름이 쭉 빠지고 안쪽까지 다 익기 때문에 자동으로 돌려 주는 기계로 돌리고, 중간 중간 허브 양념이나 와인(혹은 맥주) 등을 발라가며 구워야 합니다.오래전엔 직접 손으로 봉의 끝을 잡고 돌려주었다고 하는데, 명절 때마다 얼.. 2014. 4. 22.
춤추고 먹다 지쳐 쓰러지는 그리스 명절 24시 먹고 춤추고 또 먹다 지쳐 쓰러지는 그리스 명절 24시 금요일 저녁에 몇 시간 모였었는데, 또 본격적으로 토요일 저녁 8시쯤부터 모이기 시작한 가족들은 24시간 후인 일요일 저녁 8시가 되어서야 흩어졌습니다. 모든 가족 친척이 다 저희 집에 24시간 동안 붙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 잠을 잔 시간이 채 다섯 시간도 되지 않고, 저희 시어머님과 저와 가족들은 거의 잠을 못 자다시피 했으니 명절 24시라는 말이 제격인 듯 합이다. 자 그럼 본격적인 사진과 함께 그리스 명절 24시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전통적으로 이 토요일 저녁엔 모두 파티 복장이나 정장을 입도록 되어 있어서, 가족 친척들을 그런 차림으로 저희 집으로 모였습니다. 12시 넘어서 먹을 소 혓바닥 스프와 염소고기 스프를 끓여.. 2013. 5. 6.
그리스인들이 선택을 잘못하면 평생 후회하는 '이것' 그리스인들이 선택을 잘못하면 평생 후회하는 '이것' 어제 끼끼의 남편 니코스가 뒷집인 시댁에 놀러왔길래, 저는 그의 딸 미카를 위해 사 두었던 이맘때 명절 어린이 선물로 주는 큰 달걀 모양 초콜릿(안에 장난감이 들어있는)과 선물을 내밀었습니다. 니코스는 "아! 뭘 이런 걸 다 챙겨주고 그래? 올리브나무. 우리는 마리아나 것을 못 샀는데..."라며 말끝을 흐렸습니다. (마리아나는 드디어 밝히는 제 딸아이의 그리스 이름입니다. 한국 이름은 따로 있습니다.) 민망해 하는 니코스에게 저는 성급히 대답했습니다. "아니에요. 마리아나는 '노나'에게 이미 선물을 받았어요. 미카는 '노나'가 이사가면서 잘 못 챙겨준다고 들어서 그냥 싼 걸로 산 거니까 너무 부담갖지 마세요." "아무튼 고마와. 올리브나무." 라고 대답.. 2013. 5. 3.
그리스 최대 명절 빠스하(Πάσχα)의 신기한 풍습들 그리스 최대 명절 빠스하(Πάσχα)의 신기한 풍습들 그리스의 연중 가장 큰 명절은 빠스하(Πάσχα)와 흐리스투예나(Χριστούγεννα) 인데요. 그 중 그리스의 국민들은 요즘 '빠스하 명절 기간'을 보내고 있는 중입니다. 학교는 지난 금요일부터 2주간 빠스하 방학에 들어갔고, 관공서, 회사와 가게들도 이번 주 금요일 오후부터 다음 주 화요일까지는 연휴입니다. 빠스하는 사실 다른 나라의 부활절인 셈인데요. 천 년 넘게 이어진 국교 정교회의 풍습대로 굳어진 '빠스하의 풍습들'은 사실 종교적인 의미를 넘어서 우리나라의 추석에 가족들이 송편을 빚고, 설날 때 전을 만들고 떡국을 끓여 먹는 것처럼 전 국민이 하나같이 풍습대로 일사 분란하게 따르는 신기한 기간인 것입니다. 자, 그럼 제가 처음 겪으며 몹시 .. 2013. 5.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