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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5

그리스인들이 '한국인 몸은 유연하다'고 단정짓게 만든 사건 저녁 무렵 시어머님은 저와 딸아이의 오늘의 일상에 대해 물어보시러 집에 들르셨습니다. 처음 이민 와 시어머님을 잘 몰랐을 때엔, 그냥 단답형으로 묻는 말에만 대답을 했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님은 제가 뭔가 물어봐 주길 기다리는 눈치셨고, 사실은 우리의 오늘 일상도 궁금하시지만 당신의 일상을 말하고 싶으셔서 저희 집에 들르신다는 것을 알게 된 후부터 저는 어머님께 꼭 오늘 하루 어떠셨냐고 묻게 되었습니다. 내일이면 여름 시즌이 끝나 호텔 일이 마무리 되어, 더 이상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어머님은 우울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하셨습니다. "난, 너무 기분이 안 좋아. 이제 겨울철 동안 비도 계속 올 것이고, 동료들도 볼 수 없고, 고용보험도 너무 줄어서 더 절약해야 할 것이고, 난 뭘 하면서 하루를 보내지?.. 2013. 10. 11.
오스트리아인 며느리도 결국 울려버린 그리스 시어머니 어제 저녁 저희 집엔 서른 명이 모인 바비큐 파티가 있었습니다. 오늘이 바로 명절과 같은 대단한 국경일이기 때문입니다. (이 특별한 국경일에 대해서는 다시 자세히 쓰도록 할게요.) 사람들이 돌아가고 집을 치우고 나니 시간은 새벽 세 시 정도가 되었습니다. 참 언제 봐도 모여서 이야기하고 먹고 하는데 누가 오래 버티나 대회가 있다면 매달 감인 그리스인들입니다. 사람들이 돌아가고 오스트리아 고모님께서 시간이 너무 늦은 관계로 저희 집에 그냥 주무시게 되었습니다. 필요한 게 더 없으시냐고 딸아이 방에 들어가 물어보는 저에게, 고모님은 딸인 마사의 이야기를 꺼내셨습니다. "마사가 집에 가면서 울었어!" "어머! 왜요?" "술라가 스테르고스에게 커피를 만들어 줬나 봐." 아...안 봐도 이해가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2013. 8. 15.
코믹한 유로비전 중계와 시어머니의 엉뚱한 시청평 코믹한 유로비전 중계와 시어머니의 엉뚱한 시청평 어제 소개한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는 유럽의 각 나라 각 가정으로 생방송으로 내 보내는데요. 영어로 진행되는 축제이니만큼, 각국 언어로 아나운서나 MC 들이 이 축제에 대해 각 나라 방송국에서 중계 해설을 하게 됩니다. 그리스의 경우 그 중계와 해설이 해마다 마치 만담을 연상케 해서 그 해설을 듣는 재미가 쏠쏠하답니다. (오늘은 유로비전에서 특이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던 나라들 중심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올해 그리스 중계 해설가들은 얼굴은 나오지 않고 목소리만 계속 출연했는데요. 원래 풍자를 좋아하는 그리스 방송인들답게, 저를 많이 웃게 만든 이 코믹한 해설 내용과 이에 대한 저희 시어머님의 엉뚱한 반응을 소개해 봅니다. 1. 몰도바(Moldova)의 곡 .. 2013. 5. 21.
그리스인 며느리들도 혀를 내두르는 ‘그리스인 시어머니들’ 그리스인 며느리들도 혀를 내두르는 '그리스인 시어머니들' 아는 엄마들끼리 모여 서로의 '그리스인 시어머니'에 대해서 말하기 시작하면, 우리의 그날 대화는 예상 시간 초과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론 어느 나라나 약간씩의 고부 갈등은 있을 수 있는데, 뭘 유난스럽게 '그리스인 시어머니'를 운운하냐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와 대화를 나누는 그녀들이 모두 그리스인이라는 사실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휴, 알지? 그리스인 시어머니들!" "하여튼 그리스인 시어머니라니까." "누가 그리스인 시어머니 아니랄까봐." 라며 '그리스인'인 그녀들이 '그리스인 시어머니'를 운운하면서 혀를 내두를 때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고부간의 갈등이 심한 나라 중 하나.. 2013. 3.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