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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그리스 문화

그리스에서만 마시는 특별한 그리스 커피들

by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 1. 13.

"그리스에서만 마시는 특별한 그리스 커피들"

 

 

 

 

 

 

 

 

 

하나. 그리스 전통커피 그릭 커피Greek Coffee "엘리니꼬 까페"

그리스 전통커피 엘리니꼬 까페는 관광객들에게, 혹은 다른 나라에도 많이 소개된 커피입니다.

그런데, 그리스 관광을 오셨다가 메뉴에 적힌 엘리니꼬 카페의 영어 명칭인 Greek coffee를 시키셔서 낭패를 보시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어떻게 드시는 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 커피를 직접 만드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그릭 전통커피 가루 1스푼(밥 숟가락)과 물을 작은 포트에 직접 넣고 차 숟가락으로 저어가며 끓이다가 한 번 거품이 일면, 불을 끄고 에스프레소 잔보다 아주 조금 큰 잔에 담습니다.

그리고 커피 가루가 가라앉길 약 10분 이상 기다렸다가 마시면 됩니다.

만약 카페테리아에서 주문하실 경우, 주문한 커피가 나온 후 가루가 가라앉기 전에 그냥 드시면 낭패를 보십니다.

헉

설탕을 원하시는 경우 커피를 끓일 때 미리 넣어야 합니다. 그래서 주문을 하실 때 미리 "Suger please" 라고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보통 아메리카노를 드시는 한국 분들에게도 이 커피는 에스프레소보다 농도가 더 진하기 때문에 한 스푼 정도 설탕을 넣어 드시는 게 더 풍미가 있습니다. 처음엔 무슨 맛으로 먹나 했던 이 커피가 날씨가 추운 겨울에는 한 번씩 찾게 되는 걸 보면 저도 그리스 커피 문화에 익숙해지고 있는 듯 합니다.

 

<출처-google>

처음 그리스에 관광 왔을 때 이 전통커피 가루를 당시 친구의 어머님(지금의 시어머님)께 선물로 받았는데, 100년 넘은 커피로스팅 가게에서 사다주신 이 커피에 대해 정보가 전혀 없었던 저는, 한국에 돌아와 이 커피를 당연히 원두 커피 기계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내려진 커피에서 담배재 비슷한 맛이 나는 걸 보며(담배재를 실제로 맛본적은 없지만 짐작컨데), 심히 당황해서 부엌 싱크대에 쳐밖에 두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훗날 그리스어가 익숙해진 후 이 이야기를 어머님께 했더니, 영어를 잘 모르셨었던 어머님은 영어 밖에 몰랐었던 제게 굳이 그릭 커피에 대해 아냐고 힘들게 물어볼 수 없으셨었고, 그 때나 지금이나 세상의 중심이 그리스라고 여기시기에 제가 당연히 그릭 커피를 끓이는 법 정도는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셨었다고 답하셨습니다.

 그랬구나

 

그런데, 현대 그리스인들에게 더 인기인 커피는 따로 있습니다.

 

둘, 현대 그리스인들의 인기 커피 "프라뻬Frappe"

바로 프라뻬φραπέ(frappe)라고 불리우는 인스턴트 가루 커피입니다.

그리스어 교수님께 들었던 이 프라뻬가 처음 탄생된 이야기가 재미있는데요,

데살로니끼에 살던 두 친구가 어느 날, 카페테리아에 앉아 하염없이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죽이고 있었는데요.

너무 지루한 나머지 빨대로 커피를 젓고, 또 젓고, 또 저었답니다. 

그렇게 몇 시간을 저으니 커피 위로 거품이 올라왔고, 이 곳에 얼음을 넣어 먹으니 맛이 있더랍니다.

그 때부터 대중화가 되었고, 그걸 '네스카페'에서 개발해 상품화 시켰던 것입니다.

실제로 그리스의 대형 슈퍼마켓부터 미니마켓까지 이 프라뻬 가루인 "네스카페"를 팔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대중적인 커피인데요, 다른 커피회사에서 아무리 새 제품을 만들어 내도, 이미 압도적으로 시장을 장악해버린 네스카페의 프라뻬 위력은 따라올 회사가 없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네스카페 회사는 그리스가 먹여살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이렇다보니, 그리스에서 프라뻬 = 네스카페 라고 통하기도 하는데요.

실제 "프라뻬 만들어 줄까?" 라는 질문을 "네스카페 만들어 줄까?" 라고 묻는 경우도 흔합니다.

네스카페에서 만드는 이 프라뻬는 그리스에서만 판매되는 특별한 상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다른 나라의 그릭 마켓에 가시면 사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생긴 200g 커피를 그리스인들은 어른 2인 기준으로 여름엔 1주일을 못 먹습니다. 가격은 대형 슈퍼마켓에서 약 5.3 유로(약7500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런 사정이다보니 대형을 사다 놓고 먹는 집들이나 직장도 있습니다.

이 커피는 뜨겁게, 차게 두 종류를 다 만들어 먹을 수 있는데요, 차게 먹는 것이 더 맛있고

이 얼음을 넣은 찬 커피만 프라뻬 라고 부르고, 뜨겁게 만든 커피는 네스카페 제스또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카페인 함량이 높고 더운 날씨에 정신이 번쩍 들도록 진한 커피이기 때문에, 건강을 생각해서 이 프라뻬를 먹지 않는 사람들도 간혹 만나볼 수 있습니다. 열일곱살 때부터 커피마니아여서 한국에 살 땐, 아메리카노에 샷 추가 해서 먹고 지금도 집에서 신선한 원두로 핸드드립 해 마시기를 좋아하는 저에게도, 이 프라뻬는 진하게 느껴져서 하루 한잔 이상은 위를 생각해서 자중하는 커피입니다.  

그러나 여름이 긴 그리스에서 프라뻬의 거품을 품은 묘한 맛은 중독성이 참 강해서 뿌리치기 힘든 유혹입니다.

 

<출처-google>

 

 그리스에 오셔서 프라뻬를 주문하실 땐, 세 종류 중에 하나를 골라야 합니다.

 No suger coffee (coffee 2)  - 그리스에서는 스께또 까페 Σκέτο καφέ 라고 불립니다.

  Midium coffee (coffee 2, suger 1, milk(cream) little) - 그리스에서는 메뜨리오 까페 Mέτριο καφέ 라고 불립니다.

  Sweet coffee (coffee 1, suger 2, milk(cream) 1) - 그리스에서는 글리꼬 까페 γλυκό καφέ  라고 불립니다.

마지막으로 가정에서 프라뻬 만드는 법을 소개하자면요.

쉽게 이런 쉐이커커피 2 스푼과 원하는 만큼의 설탕을 넣고 물을 50 cc 정도만 부어서 충분히 거품이 나도록 흔들다가 물과 얼음을 넣고 마지막에 크림을 넣어 먹는 방법이 있습니다.

 

 

유리 잔에 커피와 설탕 물을 붓는 것까진 똑같고, 그 후에 이 기계 쉐이커로 거품을 낸 후 얼음과 물을 넣고 마지막에 크림을 넣어 빨대로 저어줍니다.

그리스의 일반 가정에는 대부분 필수품으로 이 쉐이커를 갖고 있습니다. 본인들이 마시지 않더라도 손님이 찾을 수도 있으니까요.

 

<작년 여름 딸아이가 깜짝선물로 만들어 둔 프라뻬 스께또와 한글로 쓴 사랑한다는 쪽지>

 

물론 한국에서 흔히 마시는 원두커피에스프레소, 카프치노, 까페라떼 등의 커피도 일반 카페테리아에서 쉽게 마실 수 있습니다.

다만 원두커피는 필트로 까페(Filter coffee: καφές φίλτρου)갈리까 까페(Γαλλικά καφέ) 라는 이름으로 주문하셔야합니다.

오늘 그리스인들의 커피 이야기, 재미있게 보셨나요?

여러분의 소중한 댓글을 기다립니다.좋은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