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기한 그리스 문화

그리스에서 운항 중인 저가 항공, 기내에서 이런 것도 팔다니!

by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 11. 20.

 

 

섬에 위치한 도시가 많은 그리스에서는 항만업도 발달했지만 에이지안 항공올림픽 항공 두 회사오랜 시간 그리스의 내륙과 섬의 도시들을 연결하는 주요 교통수단이 되어 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유럽 국가와 미국 몇 개 도시의 항로도 활발하게 운행하곤 했습니다. 안전한 항공사로 인지되었던 두 항공사는 수십 년간 그리스의 대표 항공사로 자리매김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그리스 경제 위기 이후로 두 항공사는 이름은 그대로 두 개를 유지하고 있지만 실제 하나의 항공사로 인수합병 되었고, 타 항공사들도 서비스를 향상시키려고 개선점들을 찾는 등 그리스 항공업계에도 큰 바람이 불게 되었습니다. 또한 국내나 인근 유럽만 도는 저가 항공사들이 그리스 내에 등장 해 인기를 끌게 되었는데, 그 중 저가 항공사로서는 가장 큰 규모를 갖고 있는 아일랜드 항공사인 라이언 항공짧은 여행이나 출장을 자주 다니는 그리스인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게 되었습니다.

 

짧은 여행이나 출장 객들이 이 저가 항공사를 자주 이용하게 된 이유는 이렇습니다.

일반 다른 항공의 거의 1/3 에 책정된 저렴한 가격 속에는 짐을 부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무료로는 7kg 미만의 기내 가방만 허용하고 있으니, 저가 항공의 목적대로 최대한 추가 비용 없이 이 항공사를 이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 주류를 이루게 된 것입니다.

 

 

이런 그리스 내의 인기 저가 항공, 직접 경험해 보니

저는 지난 출장 길에 그리스에서 인기리에 운항 중인 저가항공을 처음 이용하면서 그간 경험했던 다른 나라의 저가항공들과 어떻게 다를까 궁금했습니다.

 

 

우선 인터넷으로 항공권을 예약을 할 때 반드시 좌석을 함께 지정해야 했습니다. 왜냐하면 좌석마다 가격이 다르기 때문에 만약 좌석을 지정하지 않고 그냥 티켓을 살 경우 출발 시 공항에서 남은 좌석이 비싼 좌석밖에 없어 추가로 큰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좌석을 지정하면서 인터넷으로 티켓팅이 한꺼번에 이루어지므로 공항에서는 인터넷 티켓을 들고 추가 절차 없이 바로 검색대를 통과해 출발 게이트로 갈 수 있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가격이 파격적으로 저렴한 만큼 비행기는 만석이었는데요.

저처럼 출장을 떠나는 사람들이나 지난 번 소개한 대로 의료적인 검사로 다른 도시로 떠나는 사람들, 주말 원정 축구 경기를 떠나는 선수들까지 다양한 종류의 짧은 여행을 가는 사람들로 가득했지만 (그리스인들은 친한 사람들끼리 수다가 많은지라 본의 아니게 그들의 이야길 다 들을 수 있었습니다.) 기내는 관리가 잘 된 듯 쾌적했고 승무원들도 친절했습니다.

 

 

 

그런데 비행기가 이륙하자마자 기내에서는 면세품을 대대적으로 안내방송까지 하며 팔기 시작했고, 저가 항공인 만큼 이렇게 기내물품들을 판 수익금이 항공사 운영에 중요하겠구나 싶었습니다.

제가 타기 전부터 궁금했던 것은, '과연 이 가격에 항공권을 팔면서 음료 서비스를 할까?' 였습니다.

더욱이 저는 출장 당일 아이를 챙겨 놓고 이곳 일을 마무리하고 떠나느라 종일 한잔의 커피도 마시지 못 했었기에 그 궁금증은 증폭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드디어 음료 서비스가 시작되고, 음료와 커피를 실은 트레이를 밀며 승무원들이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커피는 여느 항공사 커피보다도 좋은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역시나 저가 항공답게 돈을 받고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큰 종이컵에 담긴 승객들이 음료 값으로 지불한 유로화 지폐들을 보고 있자니, 한국의 KTX 나 새마을호가 생각나서 정겨운 기분이 다 들 정도였지만, 어쩐지 추가 돈을 지불하는 게 아까워 그냥 커피를 사 마시지 않고 도착할 때까지 참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저를 깜짝 놀라게 했던 판매 물품은 따로 있었습니다.

 

 

저가 항공, 기내에서 이런 것도 팔다니!

불과 50분 비행시간에 면세품음료까지 파느라 이제 도착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승무원들은 기운차게 웃으며 무언가를 들고 팔러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뭔가 빳빳한 종이를 잔뜩 들고 팔고 다니는 승무원들을 보며, 저게 도대체 뭘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는데요.

 

 

승무원들이 거의 제 좌석까지 왔을 때야, 그리고 제 옆 라인의 여성이 그 종이10유로(약 13,500원)를 내고 사서 뭔가를 그곳에 적을 때에야 그 물건의 정체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복권이었습니다!!!!

 

 

저와 일행들은, 비행기에서 복권을 파는 모습을 처음 보았기 때문에 큰 소리로 웃을 수 밖에 없었는데요.

아무리 그리스인들이 복권을 즐기는 문화를 갖고 있다지만, 비행기에서 복권을 팔다니! 

(그리스인들의 복권사랑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글로: 2014/05/20 -  복권 사랑 그리스에, 이런 복권이 다 있다니요!!)

 

게다가 싸지도 않은 그걸 사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이 항공사가 제대로 알고 마케팅을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찾아 보니 이 항공사는 다른 나라 항로에서도 복권을 팔고 있었는데, 특히 그리스에서는 이 마케팅이 효과적인 듯 했습니다. 

 

어떻든 우리는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도 그 복권을 파는 모습을 다시 보게 되었고, 다시 봐도 신기해서 웃으며 참 재미있는 저가 항공이야길 나누었습니다.

 

물론! 아무리 여러 가지를 팔더라도 기존 항공권의 30%~50% 밖에 안 되는 가격에, 물건을 팔 때 격양된 친절한 승무원들을 만날 수 있는 이 저가 항공을 저는 앞으로도 자주 이용할 듯 하네요. ^^

 

 

여러분 즐거운 하루 되세요!

좋은하루

 

관련글

2014/05/20 -  복권 사랑 그리스에, 이런 복권이 다 있다니요!!

2014/06/25 -  주변 그리스인들, 월드컵 16강 진출 확정되고 나니!

2013/05/27 -  저랑 커피 한잔 하실래요?

2014/10/29 -  낯선 곳에서 아는 사람과 인사하기 쉬운 그리스 문화

2014/05/31 -  내가 그리스 남편 옷 취향을 의심했던 이유!

 

2014/03/07 -  아테네 공항 직원에게 큰 오해 받았던 우리 엄마

2013/08/05 -  비행기에서 여승무원에게 납량특집을 선사하고 말았어요.

2013/07/12 -  한국인 여자, 비행기 독가스에서 살기 위해 창문 깰 뻔했어요!

2013/04/08 -  외국인 사위를 마약 사용자로 오해한 한국인 아버지

2013/03/13 -  날마다 사탕을 나눠 주는 그리스인들의 특별한 사탕 철학

2014/05/28 -  참 별 걸 다 잃어 버리는 그리스 여행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