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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독백

치열한 그리스의 여름,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사이에서

by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 7. 30.

 

 

 

 

그리스의 여름은 뜨겁습니다. 8월이 다가오며 기온이 40도를 웃도는 지역들도 있습니다.

습하진 않지만 뜨거움이 피부를 뚫는 것 같은 기분.

그런 더위와 함께 찾아온 수 많은 관광객 덕에, 현지인들의 삶은 또 치열하고 바쁘게 돌아가는 때입니다.

 

 

 

 

그리스에 이민을 온 이후로, 올 여름이 제겐 가장 바쁘고 가장 해결할 일들도 많은 때입니다.

아침에 눈을 떠 저녁인 이 시간까지 얼음이 잔뜩 들어간 커피 한 잔과 물 몇 잔이 제가 오늘 먹은 것의 다 입니다.

바빠서이기도 했지만, 요 며칠 꼭 해결되어야 하는 일들 때문에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고 이런 상황들은 입맛을 똑 떨어트리고 말았지요. 배는 고픈데 음식을 먹을 수 없는, 저는 지금 그렇습니다.

 

한편으론 이런 상황들에 대해 자세하게 글로 풀어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도 들지만, 또 블로그라는 곳이 늘 눈에 익은 알던 분들만 들어와서 보는 곳이 아니고 불특정 다수에게 글이 공개되는 곳이다보니, 이런 지나치게 개인적인 문제나 일들에 대해서는 또 어쩔 수 없이 함구하게 되기도 하는 듯 합니다.

 

블로그에 글을 쓰고 많은 소중한 분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얼굴이 보이지 않고 서로를 다 알 수 없는 부분 때문에 저는 제 문제들에 대해 오프라인에서 끙끙거리면서도 어떤 땐 그런 상황에 대해 블로그에는 한 마디 언급하지도 못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제 문제들은 오프라인에 있고, 여러분과는 온라인에서 만나고, 이런 문제를 끌어 안고 있는 저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 그 어딘가에서 머물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사실 꼭 이런 공간의 구분이 아니더라도,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휴대전화 연락처 목록을 다 훑어도 단 한 사람도 전화할 사람이 없는, 아니 전화하고 싶지 않은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런 말을 살면서 자주 들어왔었기 때문일까요?

 

"넌 사람들에게 도와 달란 말을 할 줄 몰라. 문제가 있으면 좀 나눠 줘.

이렇게 네 문제를 이야기 하지 않다가 일이 다 지나가고 해결되고 나서야 나중에 알게 될 때면,

막 서운하고 그렇단 말이야."

 

그래도 요즘은 동수 씨에게도 도움을 요청하고, 가족이나 친구들에게도 전화로라도 상황을 설명하기도 하고, 이 블로그를 보시는 여러분께도 제가 지금 겪는 문제들이 무었인지 밝히지는 못 하지만 이렇게 '"지금 문제 속에 있어요!" 라고 밝히고는 있으니, 제가 점점 나아지고 있긴 한 것 같습니다.

 

나아진다, 고 표현을 한 것은,  적어도 남에게 "내 안에 울고 있는 내가 있어요!" 라고 입밖으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은 그래도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인생에서 문제는 그것을 풀어가는 방법을 고민하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때론 득템같은 인생의 좌표를 알려주기도 하니, 가치있는 인생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그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이 일 주일 한 달 처럼 짧다면 좋겠지만 때론 몇 년이 지나서야 해답을 찾게 된다는 점을 본다면, 쉬운 것은 아님에 틀림 없습니다.

 

 

 

오늘도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이의 어느 지점에서 여러분과 조우하고 있는 저는, 오늘은 감히 여러분께 묻고 싶어집니다.

 

"여러분도 이 치열한 여름(혹은 겨울), 어떤 문제들로 심각하게 고민하고 계시는지요?"

 

혹시 몰라요. 저처럼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고백만 한다고 해도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지도요.

저는 이 글을 쓰고 난 지금, 마음이 많이 가벼워졌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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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 오늘 쓰려고 했던 '그리스 마리아나의 특별한 여름 관광'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번에 찾아오겠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 이 글에 쓰여질 댓글에 대해서는 며칠 안에 꼭 답글을 쓸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