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통과 독백

우리 힘 내요!

by 꿋꿋한올리브나무 2014. 4. 21.





월요일입니다.

우리 마음은 이렇게나 계속 아픈데, 우리 앞에 해야 할 일들은 야속하게도 턱하니 놓여 있습니다.


어떤 분은 출근을 해야 하고, 어떤 분은 아이들 등교를 시켜야 하고, 어떤 분은 밀린 집안 일이 있을 수 있고, 어떤 분은 손님을 치러야 하고, 어떤 분은 연로한 부모님을 돌봐드려야 하고, 어떤 분은 아기를 먹이고 재우고 달래야 하고, 어떤 분은 병원에 가야 하고, 어떤 분은 중요한 약속이나 모임이 있을 수 있고, 어떤 분은 업무상 중요한 계약이나 프로젝트를 해야 할 수도 있고, 어떤 분은 출장이 잡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며칠 동안 저처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잠을 잘 못 주무신 분도 계실 것이고, 입맛이 없는 분도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우리 앞엔, 꼭 해야할 일들이 월요일과 함께 어김없이 찾아왔네요.


저는 지난 주 내내 그리스 최대 명절 빠스하(부활절) 손님맞이와 요리, 선물 사기 등등을 하면서 꼭 마무리 지어야 할 업무까지 병행하느라 유난히 일이 많았던 한 주였는데요.

맘 같아서는 모든 일을 놓고 뉴스만 들여다보고 싶을 만큼 신경이 곤두서 있었지만, 현실이 또 그럴 수 없고 내가 해야할 일들과 돌봐야 할 가족, 대접해야 할 손님이 있으니 몸과 마음이 따로 움직이는 한 주 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일요일, 본격적으로 연중 가장 많은 가족과 친지들이 집으로 찾아왔고 여느 해처럼 모두 유쾌하고 즐거운 한 때를 보냈습니다. 

물론 저는 손님 대접과 많은 일을 하면서도 웃는 게 웃는 게 아닌, 먹는 게 먹는 게 아닌 그런 시간을 보냈는데요.


이런 일요일을 맞이할 음식과 행사 준비를 하는데, 또 여러분과 같은 이유로 며칠 째 잠을 못 자 눈이 벌개져 있던 저를 보던 딸아이가, 토요일 저녁 빠스하 행사에서 초를 들고 있다가 갑자기 저를 위해 기도를 해주고 싶다며 길고 긴 기도를 했습니다.


긴 기도가 끝나고 눈을 뜨더니, 


"엄마, 엄마가 힘을 내야 

다른 사람을 위해 기도도 하고 응원도 할 수 있잖아. 

엄마 우리 힘 내자." 


라고 말을 해 저를 놀라게 했습니다.


...딸아이에게는 일체의 뉴스나 기사를 못 보게 했었는데도 제가 내뱉은 탄식을 보며, 가는 곳마다 어른들이 하는 얘길 들으며 짐작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이 월요일, 어차피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일들이 눈앞에 있으니, 힘을 내서 해야 할 일들을 해나가며 틈 날 때마다 세월호 침몰 사고의 가족들과 마지막 기적을 놓고 씩씩하게 기도해야겠구나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에서 가정심리상담을 오래 하신 어떤 분께서 이런 말을 전해 오셨습니다.


"현재 국가적으로 전 국민이 너무 마음이 아프고 비통하다 보니, 

국가적인 우울증 현상이 일어날까 걱정이 된다. 

그런 현상은 각자의 생활과 업무에서 또 다른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라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니, 오늘도 각자의 해야 할 일을 눈 앞에 두고 계신 여러분!

우리 힘 내요!

힘 내서 각자의 일도 무사히 해내고, 또 씩씩하게 

세월호의 가족들, 유족들과 생존자를 위해 기도하기로 해요!  


파이팅입니다!





* 더불어, '마음은 정말 안 내키고 의욕도 없지만 오늘 꼭 해야 할 각자의 일'에 대해 댓글로 나눠 주시면, 서로 힘을 낼 수 있는 격려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사무실은 명절 연휴라 쉬는데, 컴퓨터로 꼭 마무리해야 하는 다른 일이 오늘 기다리고 있고 그리스 명절 음식을 너무 먹어 질린 딸아이에게 한국음식을 꼭 해주기로 약속했습니다. 아시지요. 마리아나에게 음식이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요.~)


* 내일은 이제 껏 소개하지 않았던 '저희 집안(시댁)만의 독특하고 따뜻한 명절 풍습' 한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