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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의 한국

그리스인의 한국어 공부에 큰 도움 준 김상중 씨

by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 11. 13.

 

요즘 그리스인 아가씨들 디미트라와 갈리오삐는 내년에 있을 한국어 검정시험 토픽을 천천히 준비 중에 있습니다.

공부를 하다보니 그들이 가장 헷갈리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동사와 접속사가 연결된 단어 의미가 문장과 적절하게 맞는 지 찾는 것입니다.

자, 한국인인 여러분도 이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시험' 토픽 초급 과정 문제를 한번 맞춰 보시기 바랍니다.

 

 

 ※ (            )에 알맞은 것을 고르십시오.

 

  문제  1.  가: 회사 생활은 어때요?

                나: 일은 (          ) 재미있어요.

               ①힘들고     ②힘드니까    ③힘들어서    ④힘들지만

 

여러분도 회사 생활은 '힘들지만' 재미있으신가요?^^

그런데 저 문장에 다른 오답들을 넣어 봐도 웃기답니다.

오답1 : 일은 힘들고 재미있어요. (앗! 힘든 것을 좋아하는 분?)

오답2 : 일은 힘드니까 재미있어요. (당신은 정말 도전정신이 대단하시군요?)

오답3 : 일은 힘들어서 재미있어요. (뭔가 자학의 냄새가 풀풀...일중독자시군요!^^)

 

 문제    2.  가: 이번 주말에는 뭘 할 거에요?

                 나: 공원에서 자전거를 (          ) 산책을 할 거에요.

               ①타는데     ②타거나     ③타니까     ④타려고

 2번 문제는 외국인이라면 좀 헷갈릴 수도 있는 문제 같지요? 

 

이런 식의 문제를 풀다 보니, 이미 접속사를 다 배웠는데도 불구하고 동사와 접속사가 함께 쓰이는 것 (힘들다 + 하지만 = 힘들지만)이 외국인에게는 좀 헷갈릴 때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기회에 접속사에 대해 다시 복습을 하고 넘어가자며, 하나 하나 되짚어주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접속사는 다 쉽게 이해하는 갈리오삐가 어쩐 일로 '그런데'라는 접속사의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 하는 게 아니겠어요!

그리스어로 정확하게 대치되는 단어를 가르쳐 주었는데도, 아마 이제껏 이 접속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 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여러 문장을 예를 들어 설명을 해도 자꾸 '그런데' '그러나' 어떻게 다른지 혼동을 하며 갸우뚱한 표정을 짓는 갈리오삐를 보다가, 저는 불현듯 좋은 예가 떠올랐습니다!

 

그것은!

 

.

.

 

 

바로 다큐 프로그램인 '그것이 알고 싶다' 의 김상중 씨가 유행시킨 말, "그런데 말입니다." 를 예를 들기로 한 것입니다.

저는 좋은 예를 찾은 기쁜 마음에 갈리오삐에게 자세히 이 프로그램이 어떤 것인지 설명을 했고, 이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사건 상황을 이야기하다가 이 사건에 대한 다른 어떤 의문을 제기할 때, 이야기 흐름을 전환하며 "그런데 말입니다." 라고 진행자가 말하곤 해서, 한국인들 사이에서 기억에 남는 멘트가 되었다 라고 말이지요.

 

그런데, 정말 그런데 말입니다.

갈리오삐는 제 설명에 이렇게 대답하는 게 아니겠어요?

생각중"아! 쌤. 나 그거 알아요!"

 

그녀는 김상중 씨의 "그런데 말입니다." 라는 멘트를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저는 깜짝 놀라서 "어떻게 알고 있어요? 이건 다큐멘터리라서 아마 본 적이 없을 것 같은데?" 라고 되물었습니다.

 

"어머! 그런데 말입니다.는 다른 연예인들이 많이 패러디했잖아요~~~"

 

 

 

아, 그러고 보니 개그콘서트 등 여러 연예인들이 이 김상중 씨의 독특한 멘트를 패러디한 적이 있었군요!

중요한 것은 갈리오삐는, 제가 김상중 씨의 "그런데 말입니다." 라는 말로 "그런데"의 의미를 설명해주자, 단번에 안개가 걷히듯 이 접속사가 어떤 때 사용되는 것인지 이해를 하게 된 것입니다!

게다가 그녀는 이 말을 이해한 게 기뻤는지, 계속 "그런데 말입니다." 라며 김상중 씨가 갑자기 뒤를 돌아보며 이 멘트를 하는 흉내를 내는 게 아니겠어요?

그 모습이 너무 웃겨 저도 걷다가 감자기 멈추어 뒤돌며 멘트 하기를 같이 따라 해 보았는데, 이게 은근히 재미있어서 자꾸만 하게 되었고, 순식간에 수업은 김상중 씨 성대 모사의 장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우하하하하

여러분도 심심할 때 한번 따라해보세요.

은근히 재미있어요. 무심한 듯 걷다, 뒤를 돌아보며 말하는 게 포인트!

아무튼 그녀가 이해한 게 정말 기뻐서, 우린 함께 말을 했습니다.

 

"김상중 아저씨 고마워요! 우리의 한국어 공부에 큰 도움을 주셨어요!"

오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