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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그리스 문화

좀처럼 적응하기 힘든 그리스인들의 참 쉬운 스킨십.

by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 1. 29.

좀처럼 적응하기 힘든

그리스인들의 참 쉬운 스킨십.

 

 

 

 

드디어 이 주제로 글을 쓰는군요. ^^;;

그리스에 첫 여행을 왔을 때,

저는 그리스의 문화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처음 접한 그리스의 문화에 대해 대단히 충격을 받았었는데요.

그 중 가장 적응하기 힘든 부분은 그들의 참 쉬운 스킨십이었습니다.

그리스인들의 스킨십은 과하게 오버하거나 억지스럽지는 않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그들은 콧대가 늘 높으니까요.

헐

술마시고 파티할 때를 제외하고는 시끄럽게 떠들긴 하지만(유머를 풀거나 토론하려고),

과하게 친근한 채 하지는 않습니다.(상대를 유혹하려고 작정하지 않은 이상)

그러나, 그들의 스킨십은 낯선이들에게도 참 쉽게 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일단 그리스인들의 인사방식부터가 그러합니다.

그리스에서는 아는 사람(몇 번이상 보고 차 한번 이상 마신 관계)이상의 관계에서는

오랜만에 만나면(매일 보는게 아니라면) 무조건 뺨키스(볼키스)를 합니다.

먼저 나의 왼뺨과 상대의 오른뺨을 맞대며 입으로 쪽, 소릴 냅니다.(입을 대는 게 아니구요)

다음 나의 오른뺨과 상대의 왼뺨을 맞대며 다시 입으로 쪽, 소릴 냅니다.

 

<출처- google image>

 

이 동작을 얼마나 재빠르게 하는지, 잘 모르는 남자분들 어른들 할머니들이 이 뺨키스를 제게 처음으로 해 왔을때,

서울답답이었던 저는 (서울토박이로 경직되고 긴장된 도시의 삶을 평생 살아온 사람을 일컷는 제가 만든 말입니다.^^ 마치 매니저씨가 제 친구 디미트라에게 클레식한 아테네사람이라고 지칭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거의 놀라 쓰러질 지경이었습니다. 아니, 날 언제 봤다고 이러는거야???? 

게다가 어느 뺨부터 돌려대야 하는지 몰랐었고, 잘못 고개를 휘젓다가는 상대방과 입이 다을까봐 조마조마했었습니다.

그리고 뺨을 대되 입을 대진 않는다는 사실도 몰라서 (아주 정말 친한 사이에만 뺨에 입을 대고 쪽 뽀뽀를 합니다.)

지금은 시어머님이지만 당시엔 잘 모르는 아줌마였던 데스피나 아줌마와 뺨키스를 할 때, 여자니까 입을 뺨에 살짝 대며 소리를 냈더니

이 아줌마, 눈이 똥그레져서 얘가 왜 이래 라는 표정으로 저를 쳐다봤습니다.

 

어떻든 이러다보니, 인사를 하기 위해 뺨을 대면서

안거나 손으로 상대방의 팔이나 얼굴을 만지는 건 아주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뭐, 그냥 뺨키스를 하는 것은 저도 이제 거의 적응이 되고 있는 부분이긴 합니다.

다만 남자들과 뺨키스를 해야할 경우 거의 뒷짐진 우스운 자세가 된다는 점을 뺀다면요.

소심

하지만 매니저씨의 친구 중 사람좋은 야니스씨처럼(지난 번의 그  인종차별한 이상한 야니스씨와 다른 사람입니다. 그리스 남자이름의 20%는 차지하고 있는 이름이니까요. 여러분도 그리스 연주자 야니를 아시지요? 그의 이름도 원래 야니스랍니다.) 좀 친하다고, 제 뺨에 쪽 입을 댈때에는(그것도 양쪽에 모두), 참으로 난감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러나 누구도 그런 행동에 개의치 않습니다. 그 얘기는 매니저씨가 다른 친한 여자친구의 뺨에 쪽 입을 대더라도 제가 크게 항의할 수 없다는 얘기가 되는 셈입니다.

 

 

자, 친구나 그냥 친한 사이에도 이렇게 스킨십이 쉬운데, 과연 남 녀가 만나서 연인으로 발전해갈 때의 상황은 어떨까요?

제 블로그 이웃인 미국에 사시는의 이방인님께서, 미국인들은 의외로 스킨십 진도를 서두르지 않고 데이트를 하면서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을 거치며 스킨십을 진행한다는 내용으로 미국인들의 데이트에 대한 글을 쓰신 적이 있는데요,

그리스인뿐만 아니라 대개의 유럽인들은 남 녀간의 스킨십 진도가 상당히 빠르고, 노출에 대해서도 도리어 미국인보다 더 과감한 면이 있습니다. (노출 얘긴 여름에 비키니 사진과 함께 대방출 하겠습니다^^)

게다가 스킨십은 본능적인 것이므로 스킨십이 먼저이고 그 다음이 사랑으로 발전한다라고 생각하는 그리스인들과 유럽인들도 많습니다.

물론 어디나 보수성향의 사람은 존재하므로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닙니다. 먼저 사랑하는 감정이 생겨야 스킨십을 할 수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제가 이렇게 자신있게 이 부분에 대해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가족 친척 간의 교류가 많은 그리스인들과 함께 지내다보니 제가 알고 있는 일면식 있는 그리스인들 수백명, 일면식이 없지만 그들의 가족과 친척들까지의 수 많은 사례들을 보고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대개의 그리스인들은 사랑이 아니라, 호감 정도의 감정만 서로 확인되면 스킨십을 합니다. 키스부터 잠자리까지, 서로 처음 만난 그날 일사천리로 진행하는 경우도 무수히 보아왔습니다. 

서울답답이인 저는 정말이지 그런 진보적인 스킨십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이렇게 맘속으로 외칩니다.

대박

매니저씨의 친구인 L씨 이야기를 해보자면

매니저씨의 이십년지기 친구인 그는 아직 미혼이고 저희 집에 자주 놀러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함께 나누었는데요.

분명 그는 지금까지 사귄 여자친구가 세명이라고 얘길했었고 저는 그렇구나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여러 친구들끼리 예전 연애에 대한 얘길 서로 하고 있던 중에

L씨의 예전 여자친구 얘기를 듣는데, 제가 알고 있는 그 세명의 프로필에 해당이 안되는 여자 이야기었습니다.

궁금했던 저는 "그거 세명 중 누구 얘기인 거니?"  라고 L씨에게 물었습니다.

-  아, 그 세명 다 아닌데.

-  그럼 여자친구가 더 있었던 거야?

-  아니.

-  그럼 누구 얘긴거야?

-  아, 내가 잠깐 만난 여자.

-  잠깐 만난 여자? 사귄 건 아니구?

-  한 8개월 만났는데, 사귄 건 아니야.

-  아니 8개월 만났는데 어떻게 사귄 게 아니야??

-  그냥 서로 잠자리가 좋아서 만났어. 호감은 있었는데 사랑하진 않았어. 사랑하는 사이가 서로 아니었는데 무슨 여자친구야.

헉

- 그 그 그 그럼, 그런 잠자리했던 사랑하지 않았던 여자들까지 다 포함하면 네가 만났던 여자는 이제까지 몇 명인데...

      - 한 열명??

뜨악!!!!!뭥미

저는 곧 맨붕상태가 되었고, 도저히 카사노바 스타일도 아닌 이 L씨가 어째서 이런 사고방식으로 살아왔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나,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L씨의 의견에 동의한다는 표정으로 맨붕된 저를 도리어 이상하게 쳐다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후 여기저기 다른 그리스인들에게 이 상황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자

여자들 중엔 그래도 그게 아니지, 사랑이 먼저야. 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서로 자보지 않고 그 사람이랑 계속 만날지, 좋은지 어떻게 알아? 라는 식의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단 한번 호감으로라도 일단 그 때의 감정에 충실해서 본능적으로 행동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많았습니다.

 

그랬구나

 

그리고 이 그리스인들의 쉬운 스킨십 이론에 종지부를 찍는 사건 하나가 발생합니다.

어느날 한 먼 친척 남자분과 매니저씨가 통화를 하면서 통쾌하게 웃길래 무슨일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정말 충격적인 이야길 들었습니다.

이 남자분의 아들당시 만15세였는데, 2차성징이 시작되면서 극심한 사춘기를 겪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그런 아들을 지켜보던 이 남자분은 엄마몰래(엄마는 그래도 알면 안된다고 생각을 한다니 그걸 다행이라고 여겨야할까요.--;;)

돈을 받고 성매매를 해주는 여성분에게 아들을 데려갔습니다.

그것도 이 남자분의 친구들과 함께 아들을 그 곳으로 데려가

여성분에게 신신당부 부탁을 하고

업소 밖에서 남자분과 친구분들은 거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답니다.

그리고 아들이 모든 일을 끝내고 나오자 박수를 치며 축하한다며 술을 사주고 남자끼리 파티를 열어주었다는 얘기였습니다.

ㅎㅎㅎ아..난감해라...

 

저는 도무지 이 얘길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몰랐고,

이게 일반적인 경우냐고 나름 침착하게 물었습니다.

매니저씨는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지만 흔하게 있을 수 있는 일이야." 라고 대답했습니다.

 

한 동안 멍청하게 이 사건에 대해 생각하던 저는

예전에 보았던 영화 말레나의 스토리가 섬광처럼 떠올랐습니다.

 

 2차대전 지중해의 이탈리아 한 마을에 살던 사춘기 소년이 아름다운 성인 여성 말레나를 좋아하면서 첫사랑으로 관음증까지 생겨 맘고생을 하던 중, 그 아버지가 그 아이를 결국 성매매업소에 데려갔고 잘 부탁한다고 부탁을 합니다. 그후 그 소년은 사춘기를 딛고 과거를 추억하는 뭐 그런 스토리입니다. (모니카벨루치의 노출연기로 더 화제가 되었지만, 제 입장에선 2차대전 당시의 시대상황과 사춘기 소년의 성장기를 다루었다는 부분에서 점수를 잘 준 영화였습니다.)

 

이탈리아와 그리스는, 일본과 한국만큼 옆 나라입니다. 2차대전 당시 그리스를 점령했던 이탈리아, 그보다 더 오래 전 로마가 그리스를 점령했던 시간들까지 오랫동안 문화를 공유하면서, 이 두 나라의 문화는 확연히 다른지만 친구처럼 닮은 부분들도 존재합니다.

하물며 2차대전 당시인 70년 전에도 있을법했던 일이, 성적으로 더 개방된 현대 그리스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겠구나

저는 그제야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영화는 영화니까 아름답고, 현실은 가까이 보이는 것이라 추하다고만은 말할 수 없는 그런 딜레마에 빠진듯한 기분이었달까요.

 

물론, 이 친척분의 아들 사례가 일반적이지 않은 이유

다른 어른들이나 청소년들이 스킨십에 더 보수적이어서가 아니란 사실을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스인 청소년들은 충분한 담백질 섭취로 성장 발육이 빠르고일단 중학생이 되면 어디서나 성인과 비슷한 대접를 받습니다.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고 아르바이트를 시작할 수 있으며, 자율적으로 많은 일을 결정합니다.

(실제 그리스에서는 우리나라의 주민등록증같은 신분증을 만12세가 되면 발급받습니다.)

그런 문화이다보니 만 15세 정도면 연애를 하고, 빠르면 키스와 잠자리 같은 스킨십까지 하게 됩니다.

어른들은 하지말라고 얘기하기보다, 피임법을 가르치고 조심시키는 걸 더 우선으로 생각합니다.

제 딸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 옆에 두개의 중학교가 있는데,

아이를 데리고 운전해 집에 오는 길에 횡단보도 앞에서 끌어안고 키스하는 중학생커플들을

매일 목격합니다. 그들은 당당하고 숨기지 않고 서로의 여친 남친을 자랑스러워합니다.

 

이렇게 스킨십을 쉽게 하지만 어릴 때 부터 배운 피임에 관한 교육 때문에 

도리어 우연히 아이가 생겨서 결혼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리고 성범죄율도 다른 범죄율에 비해 낮은 편입니다.  (물론 성범죄가 존재합니다.)

성적 호기심과 욕구가 억눌리지 않다보니, 범죄로까지 쉽게 이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어디나 일장일단이 있구나 싶습니다.

 

언제가 되면 적응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그리스인들의 참 쉬운 스킨십문화

어려분은 어떻게 느끼시나요?

내일은 오늘 글과 관련해서,

제가 요즘 골머릴 앓고 있는

"이성에게 너무 쉽게 대시하는 그리스인들의 문화"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할게요. 

 

여러분의 소중한 댓글을 기다립니다 좋은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