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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속의 한국

외국인 친구가 특히 유아인이 좋다는 엉뚱한 이유

by 꿋꿋한올리브나무 2013. 5. 15.

외국인 친구가 특히 유아인이 좋다는

엉뚱한 이유






제 그리스인 절친들은 나이도 다르고 취향도 성격도 참 다릅니다.

나이를 따지지 않고 친구가 될 수 있는 그리스 문화 때문에 더 그렇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사십 대의 마리아, 삼십 대의 소피아, 오십 대의 엘레니.. 여러 친구들 중에 제가 누구를 만났을 때 제일 많이 웃다

오는지 여러분 짐작하실 수 있으세요?

바로 한국어 제자들인 디미트라와 갈리오삐를 만났을 때입니다. 디미트라는 올해 한국 나이로 스물 일곱이고

그리스 나이로는 스물 여섯인데요.

대형 서점에서 인정받는 직원으로 근무하는 그녀의 일터에서의 카리스마 있는 모습은 영락없는 콧대 높은 그리스

여성의 모습인데, 저와 한국어를 공부하며 한국 이야기를 나눌 때의 명랑하고 다정한 모습은 정말 판이하게 달라서

어떤 땐 마치 그녀가 한국인인 듯 느끼게 되기도 합니다.


이 사진을 보고 저는 완전 놀라서 웃었는데요.

보통의 그리스 여성들은 V자를 하고 사진 찍지 않습니다.

그녀는 한국 연예인들 따라하면서 이런 사진을 많이 찍었다고 하네요.

 

 


한류 팬이며 한국 정서를 닮아가는 그녀와 함께 있다보면 한국인과 함께 있는 듯한 착각을 하기도 하는데요.

오늘 디미트라와 수업을 하다가 그런 그녀의 한국적 정서에 완전 깜놀하며 웃게 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제목에 쓴 대로 바로 배우 '유아인'이야기 때문이었습니다.

 


예전부터 유아인이 좋다던 디미트라와 갈리오삐의 이야기를 귀 따갑게 들으면서도, 제 기억속의 유아인은

이 모습이었기에,


그냥 '개념 발언 연예인' 정도로만 생각하며 "그렇지요? 멋지지요?" 라고 맞장구나 겨우 쳐 주곤 했었는데요.


요즘 '장옥정, 사랑에 살다' 드라마 때문에 이들의 유아인 사랑은 다시 활활 불타오르게 되었고, 지난 주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해야 하는 '한국어 말하기' 시간에 디미트라는 내내 유아인 이야기로 시간을 다 채우게 되었습

니다.


정말 선남 선녀가 따로 없군요...


저도 이 드라마를 몇 번 보았기 때문에, "그러게, 멋있더라구요." 라며 호응을 해 주며, 대화를 마무리 하기 위해

질문을 던졌습니다.


"유아인의 어떤 점이 그렇게 좋은가요?"


제 질문에 신이 난 그녀는 큰 눈을 땡글 땡글 굴리며 "네~~~~~!" 라고 대답부터 하고 이유를 대기 시작했습니다.

 


    "첫 번째는요. 연기를 너무 잘 해요! 그리고 목소리가 너무 좋아요! 그리고 얼굴이 정말 잘 생겼어요!"

사랑해


저는 오키하하하하 웃으며 "그렇지요?" 공감하면서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는데요.

그녀가 갑자기 정색을 하며 제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그런데요. 제가 특히 유아인을 좋아하는 이유가 뭔지 아세요? 선생님?"

    "뭔데요? 말해 보세요."

    "그게요. 으흐흐흐흐..."

ㅎㅎㅎ

갑자기 한참을 부끄러워 두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던 디미트라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유아인이 나보다 나이가 한 살이 많아요. 그래서 내가 오빠라고 부를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유아인 오빠! 사랑해요! 유아인 오빠!!"

사랑해4


??잉? 그게 지금 무슨 소린가 해서 놀라 쳐다보는 제게 디미트라는 설명을 해 주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 사실은 동생이란 말이에요. 지드래곤도, 키(샤이니)도... 좋아하는 한국 연예인들은

    다 나이가 나보다 어려요. 그래서 오빠라고 못 불러요."

슬퍼2


하하하하하..이게 무슨 한국적 사고방식인가요.

나이 안 따지고 친구 되는 그리스인인 그녀가, 오빠라고 부를 수 있어서 유아인이 특별히 좋다니.

저는 엄청 웃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좀 오래 하하하하 웃고 있자, 때 마침 집에 오신 디미트라 어머님께서 우리가 웃는 이유를 물어보시더니

갑자기 또 정색을 하시며 이렇게 한 방 날려 저의 배를 쥐게 만드셨습니다.


"에이, 뭐 어때. 여기는 그리스라고. 나는 내 맘대로 부를거야. 이민호 오빠!!!!!!"

 

ㅎㅎㅎ저도 오빠라고 부르고 싶네요. 유아인 오빠, 이민호 오빠...

싸이 씨도 실은 동생인데... 밀려드는 이 어색함...엉엉


제가 웃고 있는 틈에 디미트라 어머님께서는 장 봐오신 물건을 냉장고에 집어 넣으시는데,

냉장고 문을 여니 냉장고 안 쪽에 이민호 사진이 떡 하니 붙어 있어서(냉장고 밖이 아니고)

제가 "왜 냉장고 안에 이민호 사진을 붙여 두셨어요?" 이유를 물어보자

 

"이렇게 안에 붙여 두면 문 열어 볼 때마다 더 애틋하고 좋아. 오호호호호호.."


하트3

 

라고 하셨답니다.

아휴 미쳐. 웃느라고 집에 못 올뻔 했답니다.


이제 제가 왜 그녀들을 만나면 가장 많이 웃다 오는지 아시겠지요?

저에게 활력이 되어주는 참 고마운 좋은 친구들입니다.




여러분 좋은 하루 되세요!

좋은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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